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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트럼프 관세 대응 위해 '다양한 외교적 해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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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트럼프 관세 대응 위해 '다양한 외교적 해법' 모색

미국 수출 차량 65% 멕시코 생산...관세 부과시 경쟁력 타격 우려
건설적 대화 통한 무역 갈등 해소 기대
폭스바겐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로고. 사진=로이터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캐나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발표와 관련해 무역갈등 해소를 위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나섰다고 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성명을 통해 "발표된 관세가 자동차 산업과 우리 회사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면밀 평가하고 있다"며 "무역 상대국 간의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계획의 안정성과 경제적 안정을 확보하고 무역갈등을 피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관세 조치는 폭스바겐의 북미 시장 전략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의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은 멕시코 최대 규모이자 폭스바겐 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생산기지다. 2023년 한 해 동안 제타, 티구안, 타오스 등 주요 모델 약 35만 대를 생산했으며, 이들 차량은 대부분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다.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25%,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중 폭스바겐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 스티펠의 분석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65%가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이들 차량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는 이번 관세 조치가 규칙 기반 세계 무역 질서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VDA는 "이러한 관세 부과가 독일과 유럽의 일자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조치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을 크게 교란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기반으로 구축된 북미 지역의 통합 생산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수십 년에 걸쳐 효율적인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해왔으며, 갑작스러운 관세 부과는 이러한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당장의 대응책 마련보다는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미국과 무역 상대국 간의 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이 도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협력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더 큰 도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전기차 전환, 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예기치 않은 무역장벽의 등장은 기업들의 장기 전략 수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업계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각국 정부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