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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트럼프 관세 위협에도 '전략적 균형'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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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트럼프 관세 위협에도 '전략적 균형' 유지

미국과 직접 경쟁 피하는 수출 구조로 리스크 최소화
인도 뭄바이 자와할랄 네루 항구 인근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뭄바이 자와할랄 네루 항구 인근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멕시코, 캐나다 등이 미국의 관세 인상 표적이 된 것과 달리, 인도는 지금까지 직접적인 제재를 피해왔다. 이는 인도의 독특한 수출 구조 때문이라고 3일(현지시각) 인도의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인도수출조직연맹(FIEO)의 아자이 사하이 사무총장은 "인도의 주요 수출품인 제약, 자동차 부품, 화학, 섬유, 보석 등은 미국 산업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다"며 "이는 중국이나 멕시코와 달리 미국의 보복 관세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2025년 예산안에서 할리데이비슨 등 고급 오토바이에 대한 수입 관세를 50%에서 30%로 인하하는 등 전략적인 관세 조정을 단행했다. 투힌 칸타 판데이 재무장관은 "이는 보호무역주의 신호가 아니라 무역 개방성을 보여주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글로벌무역연구소(Global Trade Research Initiative)의 아자이 스리바스타바 설립자는 "인도의 평균 관세율이 미국, 일본, 중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인도는 특히 농업과 소규모 제조업 등에서 현지 산업 보호를 위해 할증료 등을 통해 전체 관세 구조를 높게 유지하고 있다.
외교적으로도 인도는 미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 기술, 안보 분야에서 양국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을 지속 강조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2023년 양국 간 무역액이 1900억 달러에 달하는 등 경제적 기반이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는 브라질, 러시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하는 브릭스(BRICS) 국가들에 대한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서도 제외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국과 인도의 관계가 상호 신뢰와 공동의 전략적 목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수년간 인도와 직접적인 무역마찰을 빚지 않았다. 사하이 사무총장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실제 제재보다는 인도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전술적 수단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전쟁이 지속되는 한 인도는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인도 정부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균형 잡힌 무역 정책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