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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트럼프 관세폭탄 유예 … 뉴욕증시 비트코인 리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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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트럼프 관세폭탄 유예 … 뉴욕증시 비트코인 리플 폭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시는 대선전 당시의 모습.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시는 대선전 당시의 모습. 사진=로이터
'트럼프 관세폭탄'이 전격 유예됐다. 멕시코 이어 캐나다와 중국에 대한 관세도 당분간 유예될 것이라는 보도에 뉴욕증시가 살아나고 있다. 비트코인과 리플,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가상 암호화폐는 폭등하고 있다.

4일 뉴욕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시행을 하루 앞두고 이를 전격적으로 한 달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중국 까지도 협의할 예정이어서 대(對)캐나다와 중국 관세 부과 조치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은 물론 반도체, 철강 등 산업 부문별 관세도 예고한 바 있어 트럼프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의 위기감은 계속 고조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오전(현지시각)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하고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한 달간 유예키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유로 멕시코가 마약과 불법 이주민 단속을 위해 국경 지역에 1만 명의 군인을 즉각 파견키로 했다는 점을 들었다.
셰인바움 대통령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같은 내용을 확인하면서 미국도 멕시코로 몰래 유입되는 고성능 무기 단속을 위해 노력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멕시코는 한 달간 통상과 보안 문제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키로 했으며 멕시코에 대한 전면 관세 부과 여부는 이 협상을 통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협상에는 미국 국무부, 재무부, 상무부 등과 함께 멕시코 카운트파트가 참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뒤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캐나다가 미국 은행의 영업 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 마약 유입 문제의 심각성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트뤼도 총리와 다시 통화할 예정이다.

캐나다가 이 자리에서 마약 문제 단속과 통상 문제 등에 대해 멕시코처럼 만족할만한 협력 방안을 제시할 경우 캐나다에 대한 관세도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한시로 유예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말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예고한 이달 1일이 아니라 3월1일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캐나다, 멕시코에 각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이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행정명령을 통해 이 관세를 4일부터 부과키로 최종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까지 포함하는 초유의 보편적 관세 조치의 이유로 무역 적자 문제와 함께 불법 이민과 마약의 미국 반입 차단 필요성을 거론했다. 미국 정부는 당시 행정명령 서명 직전에 캐나다에는 관세 부과를 공식 통보했으나 멕시코에는 별도의 통보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는 미국의 행정명령 발표 즉시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 계획을 발표하고 관세 부과 대상 품목까지 공개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인 USMCA를 체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직후에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할 때도 USMCA 개정을 염두에 두고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많았다. 트럼프 1기 정부 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체결한 USMCA는 2020년 발효됐다. 이 협정에 따라 2026년에 협정의 유지·보완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한 '공동 검토'(joint review)를 진행하게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발효 직전에 캐나다와 멕시코 정상과 통화하면서 협상하는 것과 달리 대(對)중국 추가 관세와 관련해서는 아직 별다른 동향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도 중국에 대해서도 무역법 301조 등을 토대로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다. 바이든 정부에서도 계속 유지된 이 관세는 다만 이번 조치와 달리 전면적 보편 관세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과는 별개로 지역적으로는 EU에, 산업 부문별로는 반도체, 철강, 알루미늄, 구리, 석유, 가스 등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 주가가 미 정부의 '관세 전쟁' 촉발 우려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애플 시가총액도 장중 1400억 달러(약 204조 원)가 날아가며 3조402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애플 주가의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행이 전방위적인 관세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폰을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한다. 이 때문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는 아이폰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유럽 증시가 3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전쟁 공포 속에 주요 주가지수가 1%대 하락한 채로 마감했다. 유럽 각국 증시는 이날 오전 2% 안팎 급락세로 출발했으나 미국이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한 달 유예한다는 소식에 낙폭을 줄였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지난달 31일 종가에서 2% 넘게 떨어진 5,155.85포인트로 거래를 시작했다가 -1.26% 하락한 5,220.05로 마감했다. 독일 닥스는 1.50%, 프랑스 CAC와 스페인 IBEX도 각각 1.20%, 1.30% 떨어졌으나 장마감 전 급반등하며 하락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영국 FTSE는 -1.04% 하락했다.

멕시코발 반짝 호재에도 유럽이 트럼프 관세의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AFP통신은 해마다 100만대 넘는 자동차가 EU와 미국 사이를 오가고 있으며 유럽 철강업체 수출 물량의 4분의 1이 미국으로 간다고 전했다. '관세 전쟁' 우려로 급락한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선을 회복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을 제외하고 리플과 솔라나등 대부분의 가상화폐가 반등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2월 첫 거래일을 동반 하락세로 출발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보편관세의 첫 실탄을 발사하자 시장이 요동쳤다. 주요 대상국 멕시코가 국경 단속 약속을 통해 '관세 부과 한 달 유예' 합의를 이끌어 낸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미국 제조업 업황 개선 소식도 투자심리를 고무했다.

테슬라 주가는 4% 이상 뒷걸음쳤다. 멕시코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둔 미국 대형 음료·주류 제조사 콘스텔레이션 브랜즈 주가는 크게 밀렸다. 철도회사 캐네디언 퍼시픽 캔자스시티는 3% 이상 떨어졌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그리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도 내렸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