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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관세 우려에 2년여 만에 최저...달러 대비 등가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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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관세 우려에 2년여 만에 최저...달러 대비 등가 ‘초읽기’

2022년 7월 17일 미국 달러와 유로 지폐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7월 17일 미국 달러와 유로 지폐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에 유로화가 3일(현지시각) 거래에서 한때 2년여 만에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시장에서는 유로화가 달러 대비 등가(패리티·parity)로 떨어지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유럽연합(EU)에 관세를 "반드시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뒤 유로화의 하락 압력이 한층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이후 유로화는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달러 대비 2% 넘게 하락하며 1.0141달러로 하락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통화옵션 시장에서는 유로화에 대한 투자심리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약세를 보였다.
EU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수출 중심의 유로존 경제가 더 큰 타격을 입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더욱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이에 따라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과 함께 달러화의 매력이 한층 부각될 것으로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

미즈호은행의 조던 로체스터 FICC 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유로화에 대해 낙관하기는 어렵다"면서 "유로화가 1분기에 달러 대비 등가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이제 앞으로 전면적인 관세나 특정 EU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훨씬 더 높게 책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미국의 관세 부담이 아니라도 유로존 주요국의 경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시장에서는 올해 중반까지 유로화가 달러 대비 등가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로화가 0.95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ING의 크리스 터너 외환 전략 책임자는 "글로벌 무역 전쟁과 EU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로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유로/달러의 매도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로화는 그나마 뉴욕 시장 후반에는 달러 대비 낙폭을 줄이며 0.66% 하락한 1.0293달러에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 동안 전격 유예한다고 밝힌 뒤 달러 강세가 멈칫하면서 유로화의 반등을 도왔다.

한때 미국 달러당 21.2882페소로 거의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멕시코 페소도 관세 부과 유예 소식에 뉴욕 거래 후반 달러 대비 약 0.95% 상승한 20.481페소에 거래됐다.

캐나다 달러는 2003년 이후 최저치인 미국 달러당 1.4793달러까지 하락했으나 후반 낙폭을 줄이며 1.4572달러에 거래됐다.

캐나다와 중국에 대한 미국 관세가 4일부터 발효될 예정인 가운데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했고 동부 표준시 기준 오후 3시(한국 시각 4일 오전 5시)에 다시 통화할 것이라고 밝혀 막판 조율 기대를 낳았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장 초반 3주 만에 최고치인 109.88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락 반전하며 후반 0.64% 하락한 108.81을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