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 안팎에서는 하마스의 지속적인 지배, 이스라엘의 점령 지속, 국제 사회의 감독 확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복귀 등 네 가지 모델이 주된 논의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자지구의 미래에 관한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향후 행보도 가자지구의 통치 구조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가자지구의 무장 정파 하마스는 전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가자의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인질 석방 과정에서 하마스는 수백 명의 무장 대원을 동원해 조직의 건재함을 과시했으며, 가자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차량 검문, 폭발물 제거 등의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재 가자지구 경계에 몇 백 미터에 달하는 완충 지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쟁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극우 정당들은 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 붕괴를 막기 위해 점령 지속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군은 최근까지도 가자의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있으며 극우 지도자들은 이를 확대해 가자 전역을 다시 점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가자 내 전투가 재개될 경우 휴전 연장이 무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외교 정상화 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이 최근 가자 북부의 전략적 요충지 ‘네차림 회랑(Netzarim Corridor)’에서 철수한 후 이 지역은 외국 보안 용역업체가 대신 통제하고 있다. 이집트 보안 요원이 주축이 된 해당 조직은 차량 검색을 통해 하마스의 재무장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 두 곳이 관련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제한적인 형태의 실험적 운영이지만 일부 이스라엘 관료들은 이를 아랍 국가들의 공식적인 개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가자의 행정적 운영을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승인 없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지난 2007년 하마스에 의해 축출된 이후 가자에서 영향력을 거의 행사하지 못했지만 최근 가자지구 남부에서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주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료들은 유럽연합(EU)과 협력해 이집트와 가자를 잇는 라파 국경 검문소 운영을 재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를 용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걸프 지역 지도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역할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 극우 정당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어, 향후 정치적 타협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