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관세폭탄 조치로 하루 만에 90억 달러 자산 날려
2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폭탄 조치로 하루 만에 90억 달러(약 13조원)에 육박하는 자산을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공급망과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월가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돼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월가에 큰 충격을 줬으며, 특히 머스크가 이 조치의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지난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 주가는 5% 하락하며 시가총액 2000억 달러(약 290조원) 이상인 미국 기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7.5%까지 폭락하며 올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뉴욕 증시 전반도 큰 변동성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오전 한때 1.9% 하락했지만 장 후반 낙폭을 줄이며 0.8% 하락한 채 마감했다. 월가에서는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가 한 달간 유예된 점이 시장 충격을 일부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로 이중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북미 지역의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동시에 중국에서도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있었던 테슬라의 실적 발표회에서 바이바브 타네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관세 부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는 사업과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테슬라는 여전히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있으며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와 세계 최대 전자업체 애플 역시 이날 주가가 하락했다. 두 기업 모두 매출의 15% 이상을 중국에서 올리고 있어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될 경우 추가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이번 주가 하락에도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이후 53%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가에서는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기술기업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 머스크의 총자산은 4100억 달러(약 595조원)로 세계 2위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보다 약 1600억 달러(약 232조원) 많은 수준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