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위원장 "중국과 건설적 관계 여지 있어“
전문가들 "미국 의존도 고려시 선택지 제한적" 지적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5일(현지시각) 브뤼셀 연설에서 "초경쟁적이고 초거래적인 지정학 시대에 중국과 건설적으로 관계를 맺을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전문가들 "미국 의존도 고려시 선택지 제한적" 지적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양국의 무역·투자 관계를 확대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며 "이는 세계 경제 대국과 더 공정하고 균형 잡힌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그의 태도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트럼프가 EU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대서양 동맹 관계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트럼프는 EU의 무역 정책과 대미 무역흑자를 "잔혹 행위"라고 비난하며 "절대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EU 집행위는 트럼프의 위협에 대해 보복 조치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실용적이고 개방적일 것이지만, 우리의 이익은 반드시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중국의 과잉 산업정책에 대한 조사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번 주 중국 기반 전자상거래 기업 시인과 테무를 겨냥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규제 지침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EU의 선택지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룩셈부르크의 자비에 베텔 외무장관은 "트럼프와 협상할 때는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 EU 외교관은 "군사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EU가 중국 쪽으로 완전히 기울기는 어렵다"며 "트럼프와의 단기 거래와 함께 다른 강대국들과의 관계 구축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