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북한이 트럼프 도움 없이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완공 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의 화약고인 가자 지구를 미국이 점령해 개발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밝힌 북한 해안 콘도 개발 계획과 유사하며 북한은 그의 도움 없이 이미 해안 콘도 개발을 마쳤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힌 가자 개발 구상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해안 콘도 개발 지원을 제시한 플레이북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가자 지구를 장기간 소유하고, 개발해 중동의 리비에라(지중해 휴양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제3국으로 영구 이주시키고, 가자 지구 영토를 미국이 차지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북한의 부동산 입지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북한 해변에 콘도를 건설하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취임 첫날인 20일에 북한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북한 콘도 건설을 다시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인 2018년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북한 콘도 건설 프로젝트에 관한 비디오를 제작해 김 위원장에게 제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취임식 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부르며 첫 임기 때 김 위원장과 잘 지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북한은 트럼프 도움 없이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개발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곳에 자신의 맨션을 두고 있고, 이곳 건설 현장을 여러 차례 답사했다고 이 통신이 지적했다. 북한은 원산 갈마 지구에 7000개의 객실, 고급 호텔, 개인 빌라, 야외 워터파크, 공항 등을 건설했다고 이 통신이 강조했다.
북한은 오는 6월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개장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 등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북한은 팬데믹으로 약 5년간 봉쇄된 국경을 중국·러시아 등 인접국을 중심으로 점차 개방하면서 관광 사업을 재개하려고 한다.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는 지난 2014년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과 금강산 일대를 국제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관광특구로 지정한 이후 약 10년간 개발해 왔다. 그는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가 끝난 직후인 12월 29일 딸 주애와 함께 완공된 갈마 해안관광지구를 찾아 여러 호텔과 부대시설들을 돌아보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