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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폴리시 “한국 보수세력, 트럼프가 윤석열 구해줄 것으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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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폴리시 “한국 보수세력, 트럼프가 윤석열 구해줄 것으로 기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내란 수괴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파면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한국의 보수세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윤 대통령의 구세주로 기대하고 있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포린폴리시는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수괴 혐의 수사가 진행 중이고 헌재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심리 중인 상황에 대해 한국의 일부 강경 보수 세력은 친중국 야당세력의 정치적 공작이라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1호 당원으로 있는 집권당 국민의힘 소속 일부 의원들도 지난달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지원을 요청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출국 직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야당이 반란을 선동해 윤 대통령을 탄핵시키려는데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공격하고 있다"며 "미국에 한국의 현 상황을 정확히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과거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2017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여성 스포츠 지원 캠페인에서 인연을 맺었다고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내세웠다. 그는 "야당이 자유민주주의 외교를 훼손하고 전체주의적 반자유 세계관을 강요하고 있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친중 세력의 음모'로 간주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집회에도 참석해 "윤석열 구속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Stop the Steal(부정선거를 멈춰라)"라고 외치는 지지자들과 함께 시위를 벌였다.

이는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했던 트럼프 지지자들의 구호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포린폴리시는 지적했다.

그러나 포린폴리시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과 달리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안을 외교적으로 부담스러운 문제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에게 "나를 혼란스럽다고 하지만 한국을 보라"며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조롱했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포린폴리시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돕는 것은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한국 정치 불안이 가중되면 중국과 북한에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