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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중앙은행, 5년 만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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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중앙은행, 5년 만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경기 둔화 우려 속 통화정책 완화… 성장 모멘텀 회복 노려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루피화 약세는 불안 요인
인도 중앙은행(RBI) 총재 산제이 말호트라(Sanjay Malhotra)가 지난해 12월 뭄바이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중앙은행(RBI) 총재 산제이 말호트라(Sanjay Malhotra)가 지난해 12월 뭄바이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 중앙은행(RBI)이 5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통화정책 완화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산제이 말호트라 인도 중앙은행(RBI) 총재가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인 레포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6.25%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한창이던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RBI는 2025/26 회계연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6.7%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 전망치인 6.6%에서 소폭 상향 조정된 수치지만, 여전히 둔화된 성장세를 예상하는 것이다. 또한 올해 3월 말까지의 2024/25 회계연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6.6%에서 6.4%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전망은 긍정적이다. RBI는 2025/26 회계연도 인플레이션율을 4.2%로 전망하며, 물가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4/25 회계연도 인플레이션율 전망치는 4.8%로 유지했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최근 인도 경제의 성장 둔화 추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해 9월 말 분기 경제성장률은 5.4%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점도 금리 인하 결정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은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꾸준히 하락해 12월에는 5.22%를 기록, RBI의 목표 범위인 6% 이내로 떨어졌다.

그러나 금리 인하가 루피화 가치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루피화는 최근 달러 대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로 인해 자본 유출이 발생하고 루피화 가치가 더욱 하락할 경우,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RBI는 외환시장 개입 등을 통해 루피화 가치 안정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 유출 및 루피화 약세 가능성은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남아있다.

이번 금리 인하가 인도 경제의 성장 둔화를 막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