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의 첫 회담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미·일 관계는 환상적이며 어떤 문제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무역에 있어 ‘공정함’을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회담에서 무역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면서 "미국의 대일 무역 적자를 현재 1000억 달러에서 ‘균형 상태’로 낮추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나는 다른 나라들이 재정적자 측면에서 미국과 동등해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685억 달러로 2023년의 716억 달러에 비해 감소했으나 사상 7번째로 큰 규모다. 미국의 대일 무역 적자는 지난 1999년 734억 달러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요 교역국인 일본도 관세 부과의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이후 일본을 관세 부과 대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대미 무역 흑자와 엔화 약세 및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 등에 대해 오랫동안 우려를 표명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서는 조 바이든 전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는 US스틸이 (일본제철에) 인수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투자 형태라면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일본 총리도 "미국 철강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인수보다는 투자를 통한 기술 협력 확대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 문제와 관련해서 이시바 총리는 "만약 상호 호혜적이라면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일본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를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이 일본에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론적인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면서 "그게 우리의 공식 답변"이라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후 일본의 대미 투자를 1조 달러로 늘리기 위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기업인 토요타와 상용차 제조업체 이스즈(ISUZU)의 투자 계획과 일본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일본은 지난 5년 동안 미국에 대한 직접 투자가 가장 많았던 나라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4년 동안 미국에 100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또한 양국 재무장관이 환율과 관련해 긴밀한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