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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타미 힐피거, 중국 '블랙리스트'에 발목 잡히나...'불확실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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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타미 힐피거, 중국 '블랙리스트'에 발목 잡히나...'불확실성' 고조

모회사 PVH, '미 신뢰 기업 명단' 등재...中 당국 "시장 원칙 위반"
미·중 갈등 '격화'… 기업들, '양자택일' 압박 심화
PVH 소유 브랜드인 캘빈 클라인 의류가 미국 맨해튼의 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PVH 소유 브랜드인 캘빈 클라인 의류가 미국 맨해튼의 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패션 기업 PVH가 중국 정부의 '미 신뢰 기업 명단'에 등재되면서, 산하 브랜드 캘빈 클라인(CK)과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의 중국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PVH가 시장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이는 PVH의 중국 사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최근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월 4일 PVH를 '미 신뢰 기업 명단(UEL)'에 등재했다. UEL은 미국이 중국 기업을 제재하기 위해 만든 '기업 명단'과 유사한 제도로,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고 중국 내 사업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블랙리스트다.

중국 당국은 PVH가 "중국 기업과의 정상적인 거래를 중단하고 차별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이는 시장 원칙을 위반하고 중국 기업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PVH는 아직 구체적인 제재 내용을 통보받지 못했지만, 벌금 부과, 직원 출입국 제한, 중국 내 사업 활동 제한 등 다양한 제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PVH가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은 지난해 9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된 면화 사용을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강제 노동을 통해 면화를 생산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신장 면화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PVH는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여 신장 면화 사용을 중단했고, 이는 중국 정부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정부는 PVH를 블랙리스트에 등재함으로써 '신장 면화 불매 운동'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다른 기업들의 동참을 억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PVH의 블랙리스트 등재는 CK와 타미 힐피거의 중국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당국이 PVH 자회사에 대한 제재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CK와 타미 힐피거도 제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CK와 타미 힐피거는 중국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중국 시장은 이들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PVH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CK와 타미 힐피거는 중국 내 공급망 차질, 소비자 불매 운동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양자택일'의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기업들은 사업 불확실성 증가, 매출 감소, 브랜드 이미지 손상 등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PVH 사례는 미·중 갈등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PVH는 신장 면화 사용을 중단함으로써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이는 다른 기업들에도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는 글로벌 경영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도 미·중 갈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정치적 리스크, 공급망 리스크, 소비자 불매 운동 등 다양한 위험 요소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