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없는 기업'엔 칩 공급 중단...AI 넘어 모든 칩 '포괄적 제한'
'미·중 기술 전쟁' 속 TSMC, '엄격한 규정 준수'...중국 기업 '반발' 예상
'미·중 기술 전쟁' 속 TSMC, '엄격한 규정 준수'...중국 기업 '반발' 예상
![TSMC 로고. 사진=로이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08204043042850c8c1c064d22114611240.jpg)
9일 닛케이 아시아 등 외신을 종합하면 TSMC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를 엄격하게 준수하기 위해 중국 고객사들에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칩 패키징 업체를 이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는 미국 정부가 승인한 기업 명단으로, TSMC는 화이트리스트에 없는 기업과 거래하는 중국 고객사에 칩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조치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규제가 AI 칩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TSMC는 16나노미터 이상의 모든 칩에 대해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중국 내 외국 칩 패키징 업체들도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면서 중국 칩 산업 전반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TSMC는 중국 고객사가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패키징 업체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칩 패키징을 위해 TSMC 대만 공장으로 칩을 보내거나 미국 정부로부터 직접 승인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중국 기업들에게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발생시키는 어려운 조건이다.
하지만 TSMC의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의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과 활용이 제한될 수 있으며, 이는 중국 칩 산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TSMC의 이번 조치는 미·중 기술 전쟁 속에서 TSMC가 미국의 규제를 철저히 준수하는 전략을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TSMC는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 시장과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규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TSMC의 이번 조치는 중국 기업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은 TSMC가 미국의 규제를 과도하게 해석하고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는 중국 칩 산업 발전을 저해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와 TSMC의 엄격한 규정 준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미·중 기술 경쟁을 더욱 격화시킬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의 기술 제재에 맞서 반도체 자립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와 TSMC의 규정 준수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이 있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TSMC,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 둔화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미·중 기술 경쟁 심화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며 한국은 기술 경쟁력 강화, 공급망 다변화,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