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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결함, 재규어 I-페이스 2760대 폐기 위기...'전기차 무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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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결함, 재규어 I-페이스 2760대 폐기 위기...'전기차 무덤' 논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열 폭주 문제 지속...재규어, 리콜 넘어 재구매 후 폐기 결정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도 화재 위험 여전...2019년형 모델 2,760대 폐기 수순
재규어 I-Pace 전기차.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재규어 I-Pace 전기차. 사진=로이터
2019년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됐던 재규어 I-PACE가 잇따른 배터리 결함으로 ‘전기차 무덤’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영국 찰스 트렌트(Charles Trent) 폐차장에서 수십 대의 I-PACE가 산처럼 쌓여있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고 대만 싼리(三立) TV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대부분 7년 된 I-PACE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의 잦은 결함으로 차주들이 더 이상 사용이 어려워지자 제조사에서 매입한 후 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PACE는 유럽 동급 차종 중 가장 먼저 출시된 고급 전기 크로스오버 SUV다. 2019년에는 ‘세계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으나 예상만큼 성공적인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했으며, 이후 수년간 잦은 리콜, 신뢰성 문제, 화재 사고 등으로 악명을 떨쳤다고 매체는 전했다.
I-PACE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의 잦은 열폭주 현상이다. 지난해 8월, 재규어는 차주들에게 "차량을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충전을 80% 이하로 제한한 후 리콜 시정 조치를 기다리라"는 긴급 경고를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공급한 배터리는 여러 사례에서 과열 및 화재를 일으키기 쉽다는 비난을 받았으며, 재규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데이터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일부 차량은 여전히 고장 위험에 시달렸다. 현재까지 2019년식 I-PACE 3대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은 후에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재규어는 I-PACE가 배터리 모듈 교체를 통해서도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미국 시장에서 2760대의 2019년식 I-PACE를 리콜한 데 이어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리콜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재규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34대의 I-PACE에 대해 미국에서 추가 리콜을 하며, 차주들에게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충전량을 제한할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잦은 리콜에도 불구하고 I-PACE의 결함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재규어는 I-PACE의 가치 하락으로 리콜 비용이 예상보다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억 달러의 손실을 감수하고 차량 전량 폐기라는 강수를 두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규어는 I-PACE의 대규모 리콜 사태를 발판 삼아 고급 전기차 브랜드로 시장에서 재포지셔닝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3개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첫 번째 콘셉트카 Type 00은 올해 12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