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열 폭주 문제 지속...재규어, 리콜 넘어 재구매 후 폐기 결정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도 화재 위험 여전...2019년형 모델 2,760대 폐기 수순
2019년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됐던 재규어 I-PACE가 잇따른 배터리 결함으로 ‘전기차 무덤’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도 화재 위험 여전...2019년형 모델 2,760대 폐기 수순
영국 찰스 트렌트(Charles Trent) 폐차장에서 수십 대의 I-PACE가 산처럼 쌓여있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고 대만 싼리(三立) TV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대부분 7년 된 I-PACE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의 잦은 결함으로 차주들이 더 이상 사용이 어려워지자 제조사에서 매입한 후 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PACE는 유럽 동급 차종 중 가장 먼저 출시된 고급 전기 크로스오버 SUV다. 2019년에는 ‘세계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으나 예상만큼 성공적인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했으며, 이후 수년간 잦은 리콜, 신뢰성 문제, 화재 사고 등으로 악명을 떨쳤다고 매체는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공급한 배터리는 여러 사례에서 과열 및 화재를 일으키기 쉽다는 비난을 받았으며, 재규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데이터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일부 차량은 여전히 고장 위험에 시달렸다. 현재까지 2019년식 I-PACE 3대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은 후에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재규어는 I-PACE가 배터리 모듈 교체를 통해서도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미국 시장에서 2760대의 2019년식 I-PACE를 리콜한 데 이어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리콜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재규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34대의 I-PACE에 대해 미국에서 추가 리콜을 하며, 차주들에게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충전량을 제한할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잦은 리콜에도 불구하고 I-PACE의 결함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재규어는 I-PACE의 가치 하락으로 리콜 비용이 예상보다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억 달러의 손실을 감수하고 차량 전량 폐기라는 강수를 두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규어는 I-PACE의 대규모 리콜 사태를 발판 삼아 고급 전기차 브랜드로 시장에서 재포지셔닝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3개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첫 번째 콘셉트카 Type 00은 올해 12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