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금리 동결 장기화 또는 인상 가능성, 다른 나라는 금리 인하 경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디커플링'의 길을 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09042432011976b49b9d1da17379164136.jpg)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와 무역 전쟁을 확전하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치솟아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연준이 전통적으로 글로벌 중앙은행의 선도자 역할을 해왔으나 올해 들어 과거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는 새해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을 제외한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경제 진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방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관세 폭탄을 투하할 예정이어서 하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품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가 올라 연준이 고금리 통화 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미국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 다른 나라들은 미국에 대한 수출로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다.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은 관세로 인해 마진이 줄어들지만, 달러 가치가 오르기에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30일 4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ECB는 예금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기준금리를 연 3.15%에서 2.90%로 각각 0.25% 포인트 내렸다. 한계대출금리도 연 3.40%에서 3.15%로 인하했다. ECB는 작년 6월 정책금리를 0.25% 포인트씩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 정책 방향을 전환한 뒤 7월 한차례 금리를 동결했다가 지난해 9월부터 4회 연속 금리 인하를 결정해 총 125bp(1bp=0.01%포인트)를 내렸다. 연준의 기준금리(4.25∼4.50%)와 ECB 예금금리 격차는 1.50∼1.75%포인트로 벌어졌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지난 6일 기준금리를 연 4.50%로 내렸다. BOE는 기준금리를 기존 4.75%에서 0.25%포인트 내렸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이 지난달 29일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위협에 대응하려고 여섯 번째로 금리를 인하했다. 캐나다은행은 기준금리인 익일물 레포(Repo·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캐나다은행은 지난해 6월 첫 금리 인하 사이클을 개시한 뒤 모두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내렸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지난 6일 기준금리를 9.50%로 종전보다 0.50% 포인트(50bp) 대폭 내렸다. 멕시코 기준금리는 2022년 9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인도중앙은행(RBI)은 7일 약 5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RBI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팬데믹으로 경기가 급격히 침체했던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RBI 통화정책위원회(MPC)는 기준금리로 사용하는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금리를 기존 6.5%에서 6.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미국은 지난해 연말과 새해에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4만3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0%로 낮아졌다. 4.0%의 실업률 수준은 미 의회예산국(CBO)이 추산한 자연실업률(4.4%)보다 낮은 수준으로 미국 경제가 현재 완전 고용 상태에 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금리 동결 장기화를 예고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