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노선이 속속 개통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영국과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노선에서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유럽연합(EU)이 단일 디지털 예약·발권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면서 철도 이용이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아포스톨로스 치치코스타스 EU 지속가능 교통·관광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해 11월 인사청문회에서 "유럽 도시들을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취임 첫해가 끝나는 12월 1일 이전에 유럽 철도를 위한 단일 디지털 예약 및 발권 시스템 초안 규정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NYT에 따르면 유럽 내 철도 이용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유럽철도인프라기업공동체(CER)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국가 간 여객 철도 교통량은 전년 대비 7% 증가했으며, 국가 내 여객 철도 교통량도 약 3% 늘었다.
새로운 철도 노선도 잇달아 개통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파리와 베를린을 약 8시간 만에 연결하는 직행 주간 열차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 노선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독일 카를스루에와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며 티켓 가격은 60유로(약 9만원)부터 시작한다. 지난해 말 개통된 파리-베를린 야간 열차 서비스도 이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알베르토 마촐라 CER 사무총장은 "새로운 파리-베를린 노선은 유럽 주요 수도를 연결하는 중요한 노선"이라면서 "현재는 일부 구간만 고속으로 운행돼 적절한 인프라가 구축되면 소요 시간이 5시간까지 단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이탈리아 철도 운영사 트렌이탈리아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트렌이탈리아와 프랑스 국영철도(SNCF)는 18개월 넘게 중단됐던 파리-밀라노 노선을 올봄에 재개할 예정이다. SNCF는 오는 3월 31일부터 이 노선을 운행하며, 티켓 가격은 29유로(약 4만3000원)부터 시작한다. 트렌이탈리아는 그 다음 날부터 서비스를 개시한다.
스페인 철도 운영사 렌페도 프랑스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렌페는 바르셀로나와 프랑스 남서부 툴루즈를 연결하는 고속 서비스를 곧 시작할 예정이다. 소요 시간은 3시간 30분이며 프랑스 페르피냥과 카르카손, 스페인 지로나 등을 경유한다. 이 노선은 올해 2분기부터 9월 중순까지 계절별로 운행된다.
야간 열차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민간 운영사 유로피언 슬리퍼는 2월과 3월에 브뤼셀과 베네치아를 연결하는 계절별 야간 열차를 주 2회 운행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브뤼셀과 프라하를 연결하는 연중 야간 열차를 운행 중이다. 포르투갈과 스페인도 팬데믹 이후 중단된 리스본-마드리드-앙다이(프랑스) 야간 열차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재개할 계획이다.
영국과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해저 터널 노선에서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994년 개통 이후 독점적으로 운영돼 온 유로스타에 새로운 경쟁자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유로스타는 영국과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국제 고속열차 서비스로 런던과 파리, 런던과 브뤼셀 등을 연결한다.
유로스타는 지난 한 해 동안 런던-파리, 런던-브뤼셀 등 여러 노선을 포함해 총 1950만 명의 승객을 수송했다. 이는 전년 대비 5%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의 인프라 업그레이드로 인해 약 8개월간 중단됐던 런던-암스테르담 직행 서비스도 이달부터 재개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