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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양자 컴퓨팅으로 불치병 암 정복 실마리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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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양자 컴퓨팅으로 불치병 암 정복 실마리 찾다

난공불락 KRAS 단백질 표적 항암 분자 발견... 꿈의 치료제 개발 현실화되나
토론토 대학교와 인실리코 메디신(Insilico Medicine) 주도로'치료 불가능한' 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분자를 찾아냈다고 사이콜로지 투데이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이미지 확대보기
토론토 대학교와 인실리코 메디신(Insilico Medicine) 주도로'치료 불가능한' 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분자를 찾아냈다고 사이콜로지 투데이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암은 불치병"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팅 등 혁신 기술의 발전은 암 치료 분야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10일(현지시각) 건강을 주로 다루는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따르면 최근 토론토 대학교와 인실리코 메디신(Insilico Medicine) 연구팀은 AI와 양자 컴퓨팅을 결합한 새로운 기술을 통해 기존에는 약리학적으로 표적화할 수 없었던 암 단백질에 대한 항암 분자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게재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따르면 인실리코 메디신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자보론코프는 "양자 컴퓨팅은 2015~2016년 화학 분야의 생성 AI와 같은 상황"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미래를 위해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 인류의 오랜 숙제


암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며,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3,500만 건의 암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은 통제되지 않는 세포 성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유전적 요인 외에도 생활 방식과 환경 요인이 발병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 흡연, 특정 감염, 방사선 등이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KRAS 유전자, 암 치료의 새로운 표적


이번 연구에서 주목받은 것은 키르스텐 라스 종양유전자 동족체(KRAS) 유전자다. KRAS 유전자는 종양 유전자 계열에 속하며,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KRAS 유전자 돌연변이는 전체 암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특히 췌장암의 90%에서 발견될 정도로 암 치료에 있어 중요한 표적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KRAS 단백질은 구조적인 특징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양자 컴퓨팅, 꿈의 기술


양자 컴퓨팅은 기존의 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술이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 역학 원리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며, 특히 신약 개발 분야에서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보론코프 CEO는 "2026~2027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양자 머신을 확장하고 양자를 서비스로 개방할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이미 상용 서비스로 실제 양자 머신에서 시간을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양자-고전 AI의 탄생


이 연구팀은 양자 생성 AI 모델과 기존의 고전적 컴퓨팅 알고리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양자-고전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100만 개가 넘는 분자 데이터 세트를 학습해 KRAS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후보 분자를 생성하고, 이 중 15개를 실험실에서 평가했다. 그 결과, 두 가지 분자가 미래의 KRAS 억제제로서 높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연구팀은 하이브리드 AI 모델이 기존 모델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성과다. 자보론코프 CEO는 "우리의 하이브리드 양자 고전적 모델은 기존 머신 러닝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며 "이번 연구는 양자 컴퓨팅이 신약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미래의 항암 치료, 양자 컴퓨팅이 열어갈 가능성


이번 연구 결과는 암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중요한 발걸음이다. 양자 컴퓨팅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AI와의 결합이 더욱 고도화된다면, 현재까지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암들도 정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양자 컴퓨터의 성능 향상, AI 알고리즘의 발전, 그리고 실제 임상 적용까지 넘어야 할 산들이 많지만, 이번 연구는 암 치료 분야에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