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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미국 PPI 생산자 물가 "예상밖 3.,5%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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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PPI 생산자 물가 "예상밖 3.,5% 폭발"

뉴욕증시 비트코인 "연준 FOMC 금리인하 급제동"

미국 PPI물가/ 표= 미국 노동부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PPI물가/ 표= 미국 노동부


미국의 생산자 물가지수 즉 PPI가 나왔다.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생산 현장에서의 원료 등에 들어가는 재료의 물가를 지수화한 것으로 일정 시간 이후 소비자물가 CPI에 영향을 준다. 미국 연준 FOMC는 금리인하 또는 금리동결 등 통화금융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와 고용을 가장 중요하게 참고한다. 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 금리를 올리고 반대로 물가가 내리면 금리인하를 단행하게 된다. 고용이 위축되면 금리를내리고 반대로 고용이 뜨거우면 금리를 올리게 된다.뉴욕증시가 CPI와 PPI등 물가지수를 예의주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CPI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 도매 물가지수 PPI는 연준 FOMC가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중요 지표로 참고하는 것으로 향후 금리인하 또는 금리동결 그리고 금리인상등의 바로미터가 된다. 특히 PPI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간의 대량거래에서 형성되는 모든 상품의 가격 변동을 측정해 작성하고 있다.

PPI 물가지수란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 지수이다. 제조업자가 판매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해서 계산한다. 생산자물가지수는 통상 한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주는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 못지 않게 중요한 지수이다. PPI계산에 포함되는 상품과 서비스에는 농수산물, 광산품, 공산품, 섬유 및 가죽 제품, 목재, 석유화학제품, 플라스틱과 전자 전기제품, 운송장비, IT 등으로 포괄적이다. 물가발표에 뉴욕증시는 물론 달러환율 국채금리 금값 그리고 비트코인 리플 이더리움 등 가상 암호화폐가 요동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4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1월 PPI는 3.5% 폭발했다. 전월동기대비로는 0.4% 올랐다. 트럼프 관세 폭탄으로 인플레 우려가 나오고있는 상황에서 CPI에 이어 헤드라인 PPI까지 넘기면서 연준 FOMC로서는 금리인하를 추진하기 어렵게 된다. 금리를 동결하거나 오히려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 미국 노동부는 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밝혔다.PPI 상승률은 뉴욕증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3%)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5%였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로 역시 전망치(0.2%)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상승했다.

최종수요 재화 가격이 전월 대비 0.6% 올라 강세를 보인 게 1월 전체 생산자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률이 작년 12월 2.2% 오른 데 이어 1월 들어서도 1.7% 오르며 여전히 재화 가격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디젤 가격이 10.4% 오른 게 재화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 됐다고 미 노동부는 설명했다. 식품 가격도 전월 대비 1.1% 올라 재화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 최종 수요 서비스 가격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도매물가로도 불리는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인플레이션 둔화세의 정체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전날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 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시장에선 후속 물가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CPI 상승률은 에너지 가격 강세에 '깜짝 상승'을 나타내며 7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전월과 비교해선 0.5% 상승했다. CPI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다시 올라선 것은 지난해 6월(3.0%)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물가의 최근 동향을 반영하는 전월 대비 상승률도 2023년 8월(0.5%)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에너지 가격이 전월 대비 1.1% 올라 1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과 비교해선 0.2% 내렸지만 전월 대비로는 1.8% 상승했다. 식품 가격도 1월 중 전월 대비 0.4% 상승해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여파로 계란 가격이 전월 대비 15.2% 오르며 급등세를 지속했다. 이 같은 계란 가격 상승세는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전체 월간 상승률의 약 30%에 기여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근원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3.2∼3.3% 수준에서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근원지수는 대표지수에서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지표로,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상대적으로 더 잘 반영한다고 여겨진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 밖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금리 인하를 사실상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에 더욱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관세정책과 감세, 이민자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고 있다. 소비자물가 대표지수와 근원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및 전월 대비 상승률이 각각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0.1∼0.2%포인트 웃돌았다. 소비자물가 지표가 깜짝 상승을 기록하면서 채권 수익률을 급등했다. 뉴욕증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할 확률을 88%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보다 10%포인트 오른 수치다. 뉴욕증시 정규장 개장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선물은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 후 급락하며 전장 대비 1%대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달러화 환율 가치도 급등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화 인덱스는 같은 시간 108.4로 전장 대비 0.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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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PPI물가/표=미국 노동부


일본에서도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13일 일본은행은 1월 기업물가지수(생산자물가지수·PPI)가 125.3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 올랐다고 발표했다. 작년 12월 상승률(3.9%)을 웃돌았으며 시장 예상치(4%)도 상회했다. 12월 상승률은 기존 3.8%에서 3.9%로 상향 조정됐다. 쌀을 포함한 농수산물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생산자 PPI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8월 2.6%를 기록했던 PPI 상승률은 9월에 3.1%, 10월과 11월에 각각 3.7%, 3.8%를 기록했다. 1월 PPI는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했다.

기업간 거래되는 품목의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PPI는 기업 서비스물가 지수와 함께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친다. 달러-엔 환율은 PPI 발표 이후 낙폭을 확대했다. 환율은 9시5분께 154.120엔까지 밀렸다. PPI 상승률이 커지자 일본은행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1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채권시장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치를 낮췄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이후 향후 기준금리 수준과 연관된 스왑 투자자들은 올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하는 데 베팅하고 있다. 이는 직전의 0.36%포인트에 비해 낮아진 수준으로, 올해 금리인하가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셈이다. 뉴욕증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한 차례만 인하할 확률을 69%로 반영했다. 하루 전의 57%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월 물가 지표의 급등이 계절적 조정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투자전략가들은 "올해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하고 있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15%이며 지표 발표 이후 오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1월 물가 지표에 대해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sobering)"라며 "이런 수준이 몇 개월간 이어진다면 연준의 임무가 아직 완수되지 않았다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1월 물가 지표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한 달 치 물가 지표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물가 목표에 근접했지만 아직 도달하진 못했다. 오늘 발표된 물가 지표 역시 같은 상황을 말해준다"며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자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1월 들어 예상 밖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5.09포인트(-0.50%) 내린 44,368.5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6.53포인트(-0.27%) 내린 6,051.9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09포인트(0.03%) 오른 19,649.95에 보합권으로 마감했다. 예상을 넘어선 물가지표에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에선 채권 금리가 올라가고, 뉴욕증시는 하방 압력을 받았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