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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XMT,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일으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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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XMT,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일으키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中 반도체 '다크호스'의 등장에 '긴장'
CXMT, 인공지능 기반 제품 개발 박차…한국 기업 시장 점유율 '위협'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CXMT는 2020년 DRAM 메모리 세계 시장 점유율 0%에서 2023년 5%로 껑충 뛰었다. CXMT의 성장세는 업계의 '다크호스'로 불리며,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점유해온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미국 마이크론에게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CXMT의 성공 비결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에 있다. 중국 정부는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CXMT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며 성장을 뒷받침했다. 또한, 알리바바 등 중국 대기업들의 투자도 CXMT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CXMT는 이러한 지원과 투자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당시 최신 D램 제품이던 DDR4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DDR5까지 생산하며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특히, CXMT는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 진출하여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이끌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정창원 노무라 아시아리서치 공동 대표는 "CXMT의 부상으로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저가 시장에서 중국 제품들과의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는 기술적 우위가 아니라 물량의 문제이며, 특히 삼성이 공급 과잉과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CXMT의 '물량 공세'로 인해 구형 D램 가격이 하락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률이 감소했다. 이에 두 업체는 저가 시장 비중을 줄이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댄 허치슨 테크인사이츠 부회장은 "CXMT의 시장 점유율이 아직 작지만 빠른 성장세로 '눈덩이 효과'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생산량과 수율이 높아져 비용은 낮아지고 다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허치슨 부회장은 "이는 정확히 1980∼1990년대 메모리 부문에서 한국이 일본을 몰아낸 방식"이라며 "이제 비슷한 일이 한국에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CXMT가 미국 수출 규제의 허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FT는 덧붙였다.

CXMT의 급성장은 분명 한국 반도체 산업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바탕으로 CXMT는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빠르게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높은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결국, CXMT의 성장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CXMT의 등장은 한국 기업들에 위기의식을 심어주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