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머스크 기업들, 2기 트럼프 행정부 규제 이완 속 이익 확대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머스크 기업들, 2기 트럼프 행정부 규제 이완 속 이익 확대

2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지난 다시 입성한 이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기업들이 미 연방정부의 규제 완화 속에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기관 인사 개편이 머스크의 사업 확장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가 겸영하는 6개 기업은 지난 5년 동안 130억 달러(약 18조9000억 원) 규모의 연방 정부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규제 기관 수장이 교체되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조사와 소송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기관의 수장을 해임하거나 주요 인사들을 교체하면서 머스크 기업을 대상으로 한 32건 이상의 조사와 소송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기업의 노사관계를 감독하는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머스크의 기업들을 상대로 노동법 위반 혐의로 24건의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기관의 주요 인사 3명을 해임하면서 위원회 운영이 마비된 상태다.

머스크의 기업들에 대한 조사가 영향을 받은 기관은 미 노동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미 교통부, 미 국방부 등 최소 11곳에 이른다.

특히 SEC는 머스크가 지난 2022년 트위터(현 X) 인수 과정에서 연방 증권법을 위반했다며 1억5000만 달러(약 220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SEC 위원 5명 중 2명의 민주당 측 위원이 사임하면서 공화당 위원이 다수를 차지하게 돼 해당 소송이 머스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X에 올린 글에서 SEC에 대해 "완전히 부패한 조직"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NYT는 “트럼프 정부가 규제 완화 기조를 앞세우며 해당 기관들의 인력을 감축하거나 주요 인사들을 교체하면서 머스크 기업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단순한 기업인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에서 직접 연방정부 운영에 개입하는 권한까지 부여받았다. 그는 신설된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 임명돼 현재 연방정부 예산과 인력 감축을 검토하는 작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로 인해 머스크가 자신의 사업과 관련된 정부 부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리처드 블루멘탈 미 상원의원은 “머스크의 이중적 역할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며 “미국의 핵심 기관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의 기업들이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한 규제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특히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로켓 발사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 연방항공청(FAA)의 심사 절차가 단축될 전망이다. 최근 FAA는 스페이스X에 대해 로켓 발사 전 안전 점검을 완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30만 달러(약 4억3500만 원)에 육박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FAA 국장이 사임하면서 벌금 철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머스크의 뇌 신경칩 개발 스타트업인 뉴럴링크는 미 농무부(USDA)의 감사를 받고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농무부 감찰국장을 포함한 17명의 감찰관을 해임하면서 조사가 중단된 상태다. 뉴럴링크는 동물 실험 과정에서 원숭이 100여 마리가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졌지만 관련 조사가 더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지난 2015년 발간된 공식 전기에서 "현행 규제는 기업의 성장을 제한한다면 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면서 머스크 기업들의 활동 반경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