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있는 트레이더조 매장. 사진=로이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12082933036469a1f3094311109215171.jpg)
USA투데이에 따르면 트레이더조는 이날 낸 성명에서 “달걀 공급 문제로 미국 전역의 매장에서 1인당 하루 한 판(12개)으로 구매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전국 600여 개 트레이더조 매장에 적용되며 달걀을 필요로 하는 더 많은 고객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트레이더조는 설명했다.
코스트코도 달걀 구매 제한에 나섰다. 현재 코스트코 고객들은 두 판 또는 네 판 단위로 판매되는 달걀을 최대 세 팩까지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이번 달걀 공급 부족 사태는 조류독감 확산과 함께 인플레이션 및 규제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된 닭은 대량 살처분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소 1300만마리의 산란계(달걀을 낳는 닭)가 폐사하거나 도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달걀 가격도 급등했다. 미 노동통계국(BL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내 달걀 12개(1판) 평균 가격은 4.10달러(약 5955원)로 2023년 8월의 2.05달러(약 2979원) 대비 두 배나 상승했다. 지난달 말 기준 평균 달걀 가격은 5.29달러(약 7683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 농무부는 올해 달걀 가격이 20% 이상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물가는 2.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걀 가격 상승 폭은 이를 크게 웃돌 전망이라고 농무부는 밝혔다.
미국 외식업계 역시 달걀 가격 급등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24시간 식당 체인 와플하우스는 지난주부터 달걀 한 개당 50센트(약 726원)의 추가 요금을 받기 시작했다. 와플하우스는 성명을 통해 “달걀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와 외식업체 모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메뉴 전반의 가격 인상 대신 특정 품목에 대해 한시적인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플하우스는 연간 약 2억7200만개의 달걀을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같은 기간 판매되는 와플(1억2400만개)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회사 측은 “시장 상황이 안정되면 추가 요금을 조정하거나 철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달걀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텅 빈 진열대 사진을 공유하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대량 구매를 시도하는 소비자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한 소비자는 X에 올린 글에서 “트레이더조 매장에서 달걀을 사려 했지만 이미 품절이었다. 매장 직원이 ‘아침에 들어온 물량이 몇 시간 만에 다 팔렸다’고 말했다”고 탄식했다.
코스트코, 알디, 월마트, 홀푸드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달걀 구매 제한 조치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제한 조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경제학자들은 "조류독감 확산과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달걀을 미리 확보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면 공급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