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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 즈음해 초콜릿 가격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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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 즈음해 초콜릿 가격 '고공행진'

지난 2023년 2월 1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한 식당에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는 장식품이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2월 1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한 식당에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는 장식품이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일부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가격을 인상하거나 아예 판매를 중단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밸런타인데이를 앞둔 13일(현지시각) "코코아 가격 상승이 초콜릿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현재 국제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당 1만 달러(약 145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1만2000달러(약 1700만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5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필립 드 셀리에 벨기에 초콜릿 연합 회장은 "코코아 가격 상승은 이미 2년 반 동안 계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수준의 가격은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벨기에의 대표적인 초콜릿 브랜드 '초콜릿 라인'의 도미니크 페르소네 대표도 "코코아 가격이 너무 올라 정상적인 유통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부 동료들은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는 서아프리카 지역의 이상기후와 질병이 꼽힌다. 코코아 주요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극심한 기후 변화와 병충해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른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바트 반 베지엔 옥스팜 공정무역 정책 담당자는 "기후 변화가 생산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서아프리카의 불안정한 기후가 코코아 수확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코코아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초콜릿 업계는 가격 인상 외에도 다양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벨기에의 일부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마진을 줄이며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지만,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페르소네 대표는 "지난해에만 우리 제품 가격이 20%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코아 가격이 장기적으로 안정되더라도 과거처럼 낮은 가격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드 셀리에 회장은 "향후 코코아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5000~6000달러(약 7만2000~8만1000원) 수준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제야 코코아 농가가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농민들이 이미 코코아 재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도 공급이 불안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페르소네 대표는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초콜릿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접근 가능한 작은 사치품이며, 소비자들이 여전히 구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