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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명품 시장 불황에도 나 홀로 선방...비결은 고객 ‘충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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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명품 시장 불황에도 나 홀로 선방...비결은 고객 ‘충성도’

2024년 11월 7일 스위스 제네바의 소더비에서 열린 경매 프리뷰에서 에르메스의 버킨 핸드백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11월 7일 스위스 제네바의 소더비에서 열린 경매 프리뷰에서 에르메스의 버킨 핸드백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명품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국면에서도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나 홀로 호황을 보이며 예상치를 상회하는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14일(현지시각) CNBC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고정 환율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한 39억6000만 유로(4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LSEG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36억9000만 유로도 뛰어넘은 수치다.

연간 매출도 고정 환율 기준으로 14.7% 증가한 152억 유로로 예상치인 149억4000만 유로를 웃돌았다.

CNBC는 "에르메스가 격동의 명품 시장에서 가장 독점적인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에르메스는 최근 몇 년 동안 명품 업계가 높은 비용과 혁신 부재로 광범위한 침체 양상을 보였음에도 독점적인 위치를 유지해 왔다.

악셀 뒤마 에르메스 회장은 불안정한 거시경제 환경에서도 회사가 매출 성장을 유지한 비결로 고객의 ‘충성도’를 꼽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에르메스가 구찌의 모기업인 케링과 루이비통 모회사인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와 같은 경쟁사들을 능가하는 성과를 거둔 것은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소비 습관을 지닌 최고 부유층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에르메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모든 사업부와 모든 지역에서 광범위한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명품 시장인 중국 지역에서의 매출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회사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빼어난 실적 발표에 에르메스 주가는 이날 파리 증시에서 장 초반 5%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상승분을 반납했다.

에르메스 주가는 지난 5년 동안 4배 상승하면서 연간 매출이 5배 이상 많은 LVMH와의 시가 총액 격차를 좁혔다.

회사는 또한 이날 이례적으로 주당 10유로의 배당금 계획도 발표했다.

에르메스는 구체적인 수치는 제공하지 않았지만, 2025년에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새해를 자신감 있게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뒤마 회장은 또한 올해 들어 전 세계적으로 6~7%의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