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협력·무기 구매 카드…반도체 관세 폭탄 피하려는 '승부수'
미·중 갈등 속 '미국 편' 선택…중국 반발 감수하며 관계 강화
미·중 갈등 속 '미국 편' 선택…중국 반발 감수하며 관계 강화

라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한 후 "AI칩과 첨단 반도체 개발·제조 분야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방비를 GDP의 3% 이상으로 늘리는 '특별 예산'을 제안하며 미국산 국방 장비 구매 확대도 시사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관세 부과를 위협한 데 대한 대응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024년 대만과의 상품 무역적자는 739억 달러로 전년 대비 54.6% 급증했다. 트럼프는 "대만이 우리의 칩 사업을 빼앗아 갔다"며 대만산 반도체에 최대 1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경고했다.
라이 총통은 '글로벌 반도체 민주주의 공급망 이니셔티브'를 제안하며 "첨단 칩에서 우위를 점해 AI 칩 민주적 공급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세계 2위의 반도체 강국으로, TSMC는 애플, 인텔,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에 첨단 칩을 공급하고 있다.
라이 총통은 "미국은 이미 대만의 최대 투자처"라며 "양국이 지역 안정과 번영에 대해 유사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타이베이와 워싱턴의 상호 신뢰와 긴밀한 협력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의 반도체 관세 위협은 미국 외교관들이 "바위처럼 단단하다"고 평가해온 양국 관계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그러나 2018년 미·중 무역 전쟁과 양안 긴장 고조 이후 친미 노선을 걸어온 라이 총통과 민주진보당은 "신중하게 대응하고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한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