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 위한 전략적 협력 모색
현지 칩 설계사 참여·정부 지원 통한 합작 가능성도
현지 칩 설계사 참여·정부 지원 통한 합작 가능성도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TSMC와의 회담에서 인텔 공장 인수 방안을 제안했으며, TSMC 측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텔의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파트너십 구조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TSMC가 인텔의 미국 반도체 공장을 완전히 운영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방안에는 미국의 주요 칩 설계 기업들의 지분 참여와 정부 지원이 포함될 수 있어, 순수 외국기업의 단독 소유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현재 애플, 엔비디아를 비롯해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여러 기업의 핵심 칩 공급사다.
인텔은 전 CEO 팻 겔싱어 체제에서 반도체 제조 주도권 회복을 위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추진했고, 4개 주의 프로젝트를 위해 79억 달러의 연방정부 지원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충분한 외부 고객 확보로 이어지지 않았고, 자사 제품의 시장 점유율도 하락하면서 재정적 압박이 가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훔치고 있다"며 비판해왔고, 외국산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TSMC의 미국 진출을 처음 유도한 것도 트럼프의 첫 행정부였다.
J.D. 밴스 부통령은 최근 파리 AI 서밋에서 "미국은 최첨단 AI 시스템이 미국에서 설계되고 제조된 칩으로 구축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TSMC의 C.C. 웨이 회장 겸 CEO는 지난해 10월 인텔 공장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힌 바 있으나, 올 1월에는 "인텔은 우리의 매우 중요한 고객"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번 거래는 일본 제철의 US스틸 인수 제안이 좌절된 것처럼 정치적 장애물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백악관의 한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텔 공장을 외국기업이 운영하는 것을 지원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TSMC와 인텔 양사는 이번 보도에 대해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인텔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장중 5.3%까지 하락했다가 2.2% 하락한 23.60달러로 마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