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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의 손실은 한국의 이익?…동남아 무기 시장서 한국 방산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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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의 손실은 한국의 이익?…동남아 무기 시장서 한국 방산 영향력 확대

한국형 전투기 K-21.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형 전투기 K-21. 사진=로이터
중국이 동남아시아에 대한 무기 수출 시장에서 점차 입지를 잃어가는 가운데 한국이 새로운 무기 공급처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가격 경쟁력, 정치적 신뢰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 방산업체들이 동남아시아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추세라는 것.

홍콩에서 발행되는 유역 영문 일간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동남아에서 무기 공급자로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그 빈자리를 한국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SCMP는 특히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이 한국산 무기 도입을 늘리면서 중국과의 군사적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필리핀은 한국산 전투기 추가 도입을 추진하면서 이같은 흐름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필리핀 국방부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파이팅이글 블록20 전투기 12대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업 규모는 약 400억페소(약 1조원)이며 계약은 올해 중반까지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 공군이 이미 2010년대 초반에 도입한 FA-50PH 전투기 12대를 추가로 확보함으로써 전력 강화를 도모하려는 전략이다.

SCMP는 한국산 무기의 가격 경쟁력과 품질이 동남아 시장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산 무기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품질과 신뢰성 문제로 인해 일부 국가들이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는 것. 반면에 한국 무기는 서방 국가들의 무기보다 저렴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보유하고 있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마찰이 잦은 국가들은 중국제 무기를 들여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방산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최근 몇 년간 방산 수출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사상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을 기록했으며 폴란드, 호주, 중동 국가들과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며 국제 방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SCMP는 "한국이 중국과의 지정학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도 방산 수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특히 동남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