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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EU, 美 위스키에 3월부터 50% 관세 부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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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EU, 美 위스키에 3월부터 50% 관세 부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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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EU의 관세 부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EU가 지난 2021년부터 유예해온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관세를 다음달 31일(이하 현지시각) 이후 50%로 재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모든 나라에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EU의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EU는 미국의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며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산 위스키가 핵심 타격 대상이 되고 있다.

◇ 美 위스키 업계 "관세 부과 시 수출 타격 불가피"


NYT에 따르면 미국 증류주협회의 크리스 스웡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탈리아와 벨기에를 방문해 EU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산업은 무역 분쟁에 포함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자유무역의 모범 사례”라고 강조했다.

미국산 위스키 수출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인 독일과 프랑스 시장도 관세 부과 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미국과 EU가 무역 갈등을 빚으면서 EU가 미국산 위스키에 25%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미국산 위스키의 유럽 수출은 20% 감소한 바 있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 위치한 ‘브로우 브라더스 스피릿 그룹’의 빅터 야브로 CEO는 NYT와 인터뷰에서 “2019년 영국 시장에 버번을 수출하기 시작했으나 당시 25% 관세로 인해 사업을 철회해야 했다”며 “이번 관세가 시행되면 프랑스와 독일 시장 진출 계획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EU, 협상 병행하되 "강력한 대응" 시사


EU는 관세 부과가 미국과의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1일 낸 성명에서 “관세는 세금이며 이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해롭다”고 지적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EU는 미국과의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협상을 시도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양보 카드로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 확대 등의 제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시에 단호한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여부에 따라 구체적인 대응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 유럽 주류업계도 우려…소비자 가격 상승 불가피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관세가 재부과되면 유럽 내 주류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함부르크의 위스키 전문점 ‘위스키플라자’의 비요른 라만 대표는 NYT와 인터뷰에서 “버번과 라이 위스키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 고객들은 비용을 감수하거나 다른 국가의 제품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간의 무역 협정 재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멕시코산 테킬라와 캐나다산 위스키도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조치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류업계는 미국-EU 간 무역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