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상어' 신드롬 일으킨 핑크퐁, 일본 시장 공략 본격화
교육 앱에서 시작해 세계적 IP로 성장…콘텐츠 현지화 및 오프라인 이벤트 강화 전략
교육 앱에서 시작해 세계적 IP로 성장…콘텐츠 현지화 및 오프라인 이벤트 강화 전략

핑크퐁 재팬 주혜민 대표는 최근 일본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핑크퐁의 성공 비결과 향후 일본 시장 확대 계획을 밝혔다. 핑크퐁은 그동안 동남아시아와 서구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이제는 일본을 글로벌 성공의 다음 단계로 주목하고 있다.
핑크퐁은 처음부터 '아기 상어'와 같은 캐릭터 IP를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아니었다. 2010년 '스마트스터디'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어린이를 위한 교육용 모바일 앱 개발에서 시작했다.
주 대표는 "다양한 시도 끝에 영어 교육 콘텐츠에 대한 높은 수요를 확인하고 유튜브에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어 교육 만화를 업로드하기 시작했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에서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핑크퐁의 성공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에 있다. 콘텐츠 제작 시 최소 5개 언어로 더빙하고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일본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몬스터가 등장하는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아기 상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주 대표는 "아이들은 공룡처럼 강하고 무서운 생물에 흥미를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무서운 동물로 여겨지는 상어를 귀엽고 작은 ‘아기 상어’ 캐릭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핑크퐁의 시그니처 색상인 분홍색과 노란색을 사용했다. 여기에 K팝 스타일의 경쾌한 코러스와 드럼 비트를 더해 중독성 강한 멜로디를 완성했다.
'아기 상어' 영상은 대부분 3분 내외의 짧은 길이로 제작된다. 이는 어린아이들의 짧은 집중 시간을 고려한 결과다. 주 대표는 "디지털 미디어 회사로 시작했기 때문에 콘텐츠 길이에 대한 제약은 없지만, 어린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짧고 강렬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에는 이미 탄탄한 IP를 보유한 기업들이 많다. 핑크퐁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을까?
주 대표는 "핑크퐁은 모바일 앱과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사업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핑크퐁은 콘텐츠 제작 즉시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한다. 지역 케이블 TV 채널 방송도 병행하며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핑크퐁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핑크퐁은 데이터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동물이나 사물을 파악하고, 관련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한다. '아기 상어'의 경우 크리스마스, 핼러윈 버전 등 100개가 넘는 리믹스 버전이 제작되었다. 핑크퐁은 끊임없이 콘텐츠를 확장하고 극대화하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핑크퐁은 일본 시장에서 IP사업 확장과 오프라인 이벤트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주 대표는 "'아기 상어'가 영국과 미국에서 먼저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이들 국가에서의 사업 확장이 빨랐지만, 핑크퐁의 일본 유튜브 채널 구독자도 이미 300만 명에 육박한다"며 "일본 시장의 특징인 오프라인 경험 선호를 고려해 전국 뮤지컬 투어 등 캐릭터와 교류할 수 있는 라이브 이벤트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핑크퐁은 일본에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IP사업을 확장하고, 뮤지컬·전시회 등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하여 일본 팬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다. 하지만 핑크퐁은 저출산 시대를 글로벌 시장 공략의 기회로 삼고 있다.
주 대표는 "저출산으로 인해 자녀 수가 적은 가정에서는 자녀 한 명에게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핑크퐁이 프리미엄 제품과 콘텐츠를 개발하는 동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핑크퐁은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 대부분을 창출하며 저출산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핑크퐁의 성공 스토리는 한국 콘텐츠 산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혁신적인 사업 모델과 데이터 기반 전략, 그리고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핑크퐁 행보의 귀추가 주목된다. 핑크퐁이 일본 시장에서도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