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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상호 관세’ 추진에 美 인플레이션 충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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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상호 관세’ 추진에 美 인플레이션 충격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수입품에 대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거의 두 배로 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이하 현지시각) USA투데이에 따르면 국제적인 거시경제 연구기관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계획 중인 상호 관세가 전면 시행될 경우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최대 2%포인트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게리 허프바우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같은 조치는 미국 경제에 실질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나라가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만큼 우리도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며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상호 관세는 미국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적용하는 세금과 보조금 수준에 맞춰 조정하는 방식이다. 유럽연합(EU)이 미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매기는 관세는 2.5%에 불과하다. 인도는 미국산 오토바이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미국은 인도산 오토바이에 2.4%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미국의 전체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약 2.6%지만 미국의 15대 주요 교역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무역 가중 평균 관세율은 6.7%에 달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정책이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20%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물가를 2%포인트가량 상승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일부 비용을 흡수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 폭이 완화될 수 있다고 보지만 도이체방크의 저스틴 와이드너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관세 비용의 절반 이상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며 “결국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6%로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를 유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2.6% 수준이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경우 연준이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는 25%의 관세를 발표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추가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