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에 따르면 프랑스 엘리제궁은 이 회의가 17일 열릴 예정이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독일,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정상들과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관계자들을 초청해 비공식 회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긴급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을 즉각 시작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유럽 각국이 소외될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대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키스 켈로그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 특사가 유럽 국가들은 협상 테이블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날 발언한 것에 대해 유럽 주요국들이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CNN에 따르면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이번 협상에 참여할 예정이다.
미국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번 사태는 국가 안보에 있어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중요한 순간"이라며 "영국은 미국과 유럽의 단합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맹 내 분열이 외부의 적들에게 틈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피터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12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관련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발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2014년 이전의 영토를 완전히 회복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기존 미국 정부의 입장에서 크게 후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러시아에 지나친 양보를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16일 CBS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직 본격적인 협상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인 협상이 진행된다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침략을 당한 당사국이므로 반드시 협상 테이블에 있어야 하며 유럽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주도해온 만큼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없이 이루어지는 협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지만 유럽이 반드시 협상 테이블에 있어야 한다는 언급은 없었다"고 지적하며 "이는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