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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의 거침없는 정치 행보, 테슬라에 '독' 되나…회사 내부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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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의 거침없는 정치 행보, 테슬라에 '독' 되나…회사 내부 반발 확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거침없는 정치적 행보가 테슬라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는 내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정부에서 정부효율성부 장관을 맡으면서 테슬라 경영에서 멀어진 데다 그의 정치적 입장이 기업 이미지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테슬라 내부에서 머스크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테슬라의 경영진과 직원들은 머스크가 회사 운영에 관심을 두지 않으며, 정치적 행보로 인해 테슬라 브랜드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임원은 "그는 자신의 회사에서 유령처럼 사라졌다"며 "머스크의 정치적 선택이 테슬라의 시장 신뢰도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유럽 시장에서의 테슬라 판매가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유럽연합(EU)에서 테슬라의 판매량은 13% 감소했으며, 전기차 선진국인 노르웨이에서는 테슬라 판매량이 37.9%나 급감했다. 네덜란드의 테슬라 블로그 'Tesla360.nl'의 창립자 팀 크라이지방어는 "머스크가 일부 지역에서 나치 경례와 유사한 행동을 보인 것이 유럽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은 단순한 판매 감소를 넘어 항의 시위와 직접적인 반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테슬라 차량과 매장이 반(反)나치 문구로 낙서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으며, 전기차 시장 내 경쟁사들은 이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의 마이클 로셸러 CEO는 "최근 몇 달 동안 우리에게 연락해 폴스타로 전환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옹호하는 것도 테슬라의 지속가능성 목표와 배치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고 화석연료 산업을 활성화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오랜 테슬라 주주였던 케빈 스미스는 "우리는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비전에 투자했지만 이제 머스크는 그 비전을 저버렸다"며 주식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내부에서는 머스크가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를 재조정하거나 최소한 경영 일선에 다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가 정치적 행보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아 내부 반발과 소비자 이탈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