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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發 에너지 정책 폭풍, 아시아에 불안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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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發 에너지 정책 폭풍, 아시아에 불안감 고조

대러 제재, 무역 전쟁, 이란 압박...원유시장 '불확실성' 증폭
에너지 안보 위협 속, 아시아 국가들의 '자원 확보' 노력 필요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산 원유 수입에 대해 각각 10%와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 관세는 발표된 지 48시간 만에 중단됐으며, 이는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산 원유 수입에 대해 각각 10%와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 관세는 발표된 지 48시간 만에 중단됐으며, 이는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에너지 정책이 국제 원유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 제재, 캐나다·멕시코와의 무역전쟁, 중국과의 관세 전쟁, 이란 핵 협상 등 트럼프 행정부의 일련의 조치들은 원유 수급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며 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캐나다와 멕시코산 원유에 각각 10%,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했다가 양국의 국경 마약 단속 약속을 받고 30일간 유예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각각 500만 배럴, 176만 배럴로 글로벌 공급량의 7%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협상 결렬시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혼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두 국가의 대미 원유 수출이 중단될 경우 대체 공급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미국산 원유에 10%, LNG와 석탄에 15%의 보복 관세로 맞섰다. 미국은 중국 원유 수입의 2% 미만을 차지하지만, LNG 수입의 5.4%를 공급하고 있어 LNG 시장에 더 큰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 구매자들의 장기 계약이 필요한 미국의 신규 LNG 프로젝트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저렴한 미국산 LNG 공급 확대를 기대해온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의 새로운 대러 제재로 중국과 인도행 러시아 원유 운송 유조선의 절반가량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양국 정유사들은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지만, 장기적인 수급 계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에 대해서는 '최대 압박' 정책이 재개됐다. 이란은 현재 일일 330만 배럴을 생산해 그중 110만 배럴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산 석유 은닉 중단법'으로 이란과 거래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들이 새로운 에너지 안보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은 20억 배럴의 전략 비축유 저장능력을 확보했으나, 인도는 3900만 배럴에 그치고 있어 비축량 확대가 시급하다.

반다나 하리 반다 인사이트(Vanda Insights) 설립자는 "바이오 연료, 재생에너지 등 대체 에너지원 개발 가속화와 함께 OPEC 산유국들과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OPEC 중동 산유국들은 향후 수십 년간 아시아의 주요 원유 공급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석유 수요 감소도 우려 요인이다. 미·중 무역 전쟁 장기화로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의 수요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은 이미 감산을 연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의 시장 혼란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 노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무기화, 자원 민족주의, 공급망 재편이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국의 체계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