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털렸는데 비트코인 와르르 급락…암호화폐 해킹 대체 무슨 일?

24일 뉴욕증시와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대형 가상화폐(코인) 거래소 중 한 곳인 바이비트(Bybit)에서 최근 해킹으로 2조원대에 달하는 역대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비트의 대규모 해킹 소식에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한때 급락하기도 했다. 해킹 사건의 배후에는 북한의 해킹 조직이 있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 해킹으로 14억6000만달러(약 2조1000억원)의 코인을 탈취당했다. 벤 저우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에 "바이비트의 오프라인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가 탈취당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플랫폼인 아캄인텔리전스은 "해킹된 자산이 새로운 주소로 이동돼 매각되고 있다"고 밝혔다.이번 바이비트에서 해킹당한 자금은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파생상품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난당한 이더리움은 바이비트 총자산의 약 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바이비트는 피해 복구를 위해 회수된 자금의 1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해킹은 2014년 일본 거래소 마운트곡스(4억7000만달러)와 2021년 중국 거래소 폴리네트워크(6억1100만달러)의 피해를 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같은 사고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이 흔들리고 있다. 2018년 설립된 바이비트는 하루 평균 거래액이 360억달러(약 51조7860억원)가 넘는다.
투자회사 번스타인(Bernstein)의 분석가들은 "은행, 기관투자자, 기업, 심지어 정부까지 비트코인을 채택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말 비트코인 가격이 2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바이비트 해킹 사건에도 기관들이 장기적 상승 모멘텀을 믿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 금융 서비스 기업 폴드(Fold)가 나스닥(Nasdaq)에 상장한 점을 주목했다. 폴드의 주가(FLD)는 상장 직후 10달러에서 시작해 13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시장 혼란으로 금요일 종가 기준 7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시장 불안정성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폴드의 상장은 비트코인 산업의 주류화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아캄 인텔리전스는 잭엑스비티가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소행이라는 증거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바이비트의 조사를 돕고 있는 블록체인 보안 기업 파이어블록스도 “이번 해킹은 지난해 발생한 인도 가상화폐 거래소 와지르X와 대출 프로토콜 라디언트 캐피털에 대한 공격과 유사하다”며 “두 사건 모두 북한 소행이었다”고 보고있다. 북한 해커들은 와지르X에서 2억 3490만 달러, 라디언트 캐피탈에서 5000만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를 해킹한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북한은 최근 수년간 가상화폐 거래소 등을 해킹해 가상화폐를 탈취하고 현금으로 세탁한 뒤 핵무기 개발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한미일 3국은 지난달 공동성명을 내고 지난해 발생한 6억 6000만달러(약 9600억 원) 규모 암호화폐 탈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고 공식 지목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19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보관돼 있던 이더리움 34만 2000개 탈취 사건에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집단 ‘라자루스’와 ‘안다리엘’이 가담했다고 밝혔다. 최악의 해킹 소식에 이날 가상화폐는 일제히 하락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21일 오후 3시 45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42% 내린 9만 6116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9만 5000달러 이하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의 수석 개발자 팀 베이코(Tim Beiko)는 최근 발생한 바이비트(Bybit)의 14억 달러(401,000 ETH) 해킹 사건과 관련해 이더리움 네트워크 롤백(rollback)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비기술적 커뮤니티 사용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베이코는 과거 2010년 비트코인(Bitcoin)의 1,840억 개 비트코인 무단 발행 사건이나 2016년 ‘더다오(TheDAO)’ 해킹 사건과 달리, 현재의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훨씬 더 복잡하며 수많은 실제 경제 활동을 지원하고 있어 롤백 시 생태계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킹에 연루된 ‘라자루스 그룹(Lazarus Group)’이 이미 자금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켜, 롤백의 효과가 없다고 덧붙였다. 코인게이프는 또한 2018년 ‘패리티(Parity)’ 멀티시그 지갑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에도 50만 ETH 규모의 피해가 있었지만 롤백 제안이 개발자 커뮤니티 내에서 강력히 반대되어 무산된 사례를 들었다. 이번에도 커뮤니티와의 합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인게이프는 오는 4월로 예정된 이더리움의 대규모 업그레이드 ‘펙트라(Pectra)’가 롤백 추진 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이미 1년 넘게 개발 중인 펙트라 업그레이드는 다음 주 테스트 단계에 돌입할 예정으로, 이 중요한 시점에서 롤백 논의가 이더리움 로드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인게이프는 이번 바이비트 사건 이후 이더리움 생태계 내에서 롤백 요청이 강력히 제기됐지만, 실제 실행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더리움 가격이 주요 지지선인 2,500달러를 테스트할 가능성이 크며, 롤백 불가 선언으로 투자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친(親) 암호화폐 국가'를 표방하는 중미 엘살바도르가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지원 프로그램 조건 준수를 위해 시중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폐지했다.
31일(현지시간) 일간 디아리오엘살바도르와 AFP통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회는 도소매 업종 종사자들이 비트코인을 지불수단으로 의무적으로 채택하도록 한 법률 조항을 삭제했다.
법정통화 지위는 유지한다.
이는 IMF가 총 14억 달러(2조원 상당) 규모 자금을 40개월에 걸쳐 확대신용공여(EFF) 방식으로 제공하기로 합의하면서 나이브 부켈레 정부에 요구한 사항이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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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공공 부문의 비트코인 관련 경제활동 제한, 민간 부문의 자발적 비트코인 결제, 미 달러(법정통화)로만 세금 납부, 암호화폐 전자 지갑(Chivo·치보) 점진적 사용 축소 등을 엘살바도르에 요구한 바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2021년 9월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공용 법정통화로 도입하면서 "국민 70%를 이 훌륭한 시스템에 인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 사용 장려를 위해 '치보' 애플리케이션(앱)을 전 국민에 배포하도록 지시했는데, 지난해 기준 사용자는 8%에 불과했다고 AFP는 보도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변동성 위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국가 예산을 들여 비트코인에 사들인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부켈레는 이를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trategic Bitcoin Reserve·SBR)이라고 이름 붙였다.
한때 '반토막'이 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던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가치는 이날 기준 약 6억1천698만6천281 달러(8천995억원 상당)에 해당한다고, 투자 손익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는 추정했다.
이에 따르면 미실현 매도 이익은 120%를 넘는다. 엘살바도르 대통령 직속 비트코인 사무소(ONBTC)는 현재 6천51.18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온라인에 공개했다.
한편, 엘살바도르에 둥지를 틀기로 한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테더·USDT) 발행사인 테더 홀딩스(테더·Tether)는 산살바도르에 70층 규모 건물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CEO)는 디아리오엘살바도르 인터뷰에서 "실현된다면, 엘살바도르 최고층 높이 건물이 될 것"이라며 "이곳에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확고함과 명확한 규제 체계가 존재한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테더는 법인 소재지를 기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엘살바도르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1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비트코인닷컴뉴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 개정으로 인해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로 남아있지만 ‘통화(currency)’ 지위는 상실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사용이 선택 사항이 되었으며, 기존처럼 법적 의무로 강제되지 않는다.
비트코인 기술기업 JAN3의 CEO인 샘슨 모우(Samson Mow)는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에서 법정화폐이지만 통화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법정화폐이지만, 그동안 이를 강제했던 요소가 사라졌다. 따라서 비트코인 사용은 선택 사항이며, 더 이상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법 개정으로 인해 비트코인을 통한 세금 납부도 불가능해졌으며, 정부가 직접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할 필요도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엘살바도르 정부가 운영하던 디지털 지갑 ‘치보(Chivo)’의 폐지 또는 매각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우는 이번 법 개정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를 반영하면서도 비트코인의 법적 지위를 유지하는 전략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공식적으로 폐지한 것은 아니지만, IMF와의 협력 관계를 고려해 통화 지위를 삭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법 개정 후 정부가 직접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지 않게 되면서, 여권 발급, 법인 등록, 공항 관광세 등의 결제 수단에서 비트코인이 제외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모우는 엘살바도르의 이번 결정이 암호화폐 허브로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엘살바도르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법적 지위가 약화되면서 기존의 강력한 비트코인 친화국으로서의 차별성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부탄, 프로스페라(Próspera) 등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유지하고 있으며, 홍콩, 두바이, 싱가포르, 스위스(루가노) 등은 비트코인 거래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또한, 코스타리카의 ‘비트코인 정글(Bitcoin Jungle)’과 같은 암호화폐 친화적인 지역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비트코인의 법적 강제력이 사라진 만큼, 기업들의 수용률과 실사용 확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비트코인을 더 이상 직접 지원하지 않는 만큼, 엘살바도르 내 비트코인 경제의 지속 가능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향후 비트코인 커뮤니티와 기업들이 엘살바도르의 새로운 법적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적응해 나갈지 주목된다.
암호화폐에 남미 지도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암호화폐 매입으로 재선에 성공하고 높은 지지율을 얻은 반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암호화폐 사기’ 논란에 휘말려 의회에서 탄핵소추 법안까지 발의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100건 이상의 사기·직무 유기 등 소송에 휘말렸다. 밀레이 대통령이 러그 풀에 가담했다는 혐의다. 러그 풀은 암호화폐 출시 기업이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빼돌리는 걸 말한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종 암호화폐 ‘리브라’가 출시되자 X(옛 트위터)를 통해 “이 프로젝트는 아르헨티나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헌신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리브라 개발자들이 스스로를 밀레이의 자유주의 사상을 기리고 혁신을 지원하는 ‘자유 만세’ 프로젝트의 일부라고 주장했는데, 밀레이 대통령이 이에 맞장구를 친 것이다. 밀레이 대통령이 게시글을 올린 뒤 개당 0.5달러이던 리브라 가격은 10배인 5달러로 뛰었으나 몇 시간 뒤 0.19달러로 폭락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곧바로 게시글을 지우고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야권은 밀레이 대통령이 사기에 직접 연루됐다고 비판했다. 사회당 소속 에스테반 파울론 하원의원은 17일 의회에 탄핵소추 절차를 시작하도록 요청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실제 탄핵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반면 국가 예산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해온 부켈레 대통령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갱단 소탕’ 등 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작년 11월 기준 지지율은 91%에 달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