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전기차 보조금 재적용 전망…트럼프 변수 ‘주목’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가 다시 한번 미국 연방 보조금 적용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18일(현지 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현대·기아는 올해부터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을 통해 최대 7500달러(약 1080만원)의 연방정부 보조금을 적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는 올 초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을 가동하면서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2025년형 아이오닉5와 신규 모델 아이오닉9이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현대차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지난 2022년 통과된 이후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리스 방식으로만 보조금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이번 신규 공장 가동을 통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가 다시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렉트렉은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가 지난달 발표한 보조금 대상 전기차 목록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이 제외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2025년형 기아 EV9과 EV6 등 일부 모델만 포함됐으며,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전기차 모델들은 명단에서 빠졌다. 구체적인 이유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강화한 배터리 원자재 조달 규정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현대차는 이미 이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 달부터 2025년형 아이오닉5의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며, SK온이 현대·기아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SK온은 현대차 조지아 공장에서 12개의 조립 라인 중 9개를 가동해 배터리를 생산하며 이를 통해 현대차 전기차의 배터리 조달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현재 SK온의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은 연간 약 16.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약 20만 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 현지 생산을 통해 북미 조달 요건을 충족시킴으로써 연방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기차 보조금이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전기차 보조금은 미국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 이후 도입된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기아도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EV9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EV9은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3열 SUV 모델로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패밀리카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배터리 현지 생산을 강화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보조금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현대·기아의 미국 전기차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