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외환 관리 회사인 밀레니엄 글로벌 인베스트먼트(Millennium Global Investment)의 부서인 밀테크FX(MillTechFX)의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설문 조사에 응한 미국과 영국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76%가 지난해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하지 않아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밀테크FX에 따르면 기업들은 현재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성 저하에 대처하기 위해 외환 옵션 거래를 두 배로 늘리고 환 헤지 기간을 연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밀테크FX의 에릭 허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예상치 못한 급격한 환율 변동 위험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킨다"면서 "더 많은 외환 옵션을 매수하고 헤지 기간을 늘리는 것이 가장 인기 있는 거래였으며, 이를 통해 환율 변동 위험에서 회사를 보호하고 유연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달러화와 파운드화의 강세가 글로벌 기업들의 재무 상황에 큰 타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미국에서 특히 지난해 4분기에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달러 강세로 타격을 입었다"면서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 달러 가치와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국내 통화 강세가 해외 판매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지난해 약 8%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5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로 달러 현물 지수는 지난해 12월에 2년여 만에 최고치 수준에서 거래됐다.
유로화는 반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올해 들어 약 1.5% 하락했다.
영국 기업들도 파운드화 강세로 고전하고 있다. 파운드화는 지난해 9월 달러 대비 2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이후 노동당 정부의 정부 지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연말에는 달러 대비 급락했다.
밀테크FX의 허트먼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장이 크게 요동친 것을 언급하면서 "이 모든 것이 지난해 4분기 외환 변동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환율 변동의 척도인 도이체방크의 외환 변동성 지표(Deutsche Bank FX Volatility Indicator)는 지난해 12월에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달러 변동성을 헤지하기 위한 비용은 지난 2020년 초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밀테크FX의 이번 설문은 지난 1월 14일부터 27일까지 시가총액이 5000만 달러(약720억 원)에서 10억 달러(1조4400억 원) 사이인 미국과 영국 기업의 고위 재무 임원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