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대표, 제재 해제 논의 확인…EU는 추가 제재 추진 등 엇박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회담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상호 경제 협력을 위해 인위적인 장벽 제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미·러 양측이 모두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기를 원했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발표한 회담 결과 발표문에서 “미·러 양측이 역사적인 경제와 투자 기회에 관해 협력할 수 있도록 분쟁이 해소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국무부 장관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 해제 방안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고 확인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 분쟁의 결과로 제재가 부과된 것이고, 이 분쟁을 끝내려면 모든 관련 당사국이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하고 있어 이들 국가도 협상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러 고위급 회담과 동시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이행 문제가 논의됐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회의에 앞서 “제16차 대러 제재안도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가 끝난 뒤에도 "러시아를 겨냥한 추가 조처를 준비 중"이라며 "제재는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러는 이날 약 5시간 동안 종전 방안 등을 논의한 뒤 양국 외교 공관 운영 정상화 조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고위급 대표단 임명, 전쟁 종식 후 이어질 지정학적 이익 및 경제·투자 기회 협력 토대 마련, 종전 협의 지속 등 4개 항에 합의했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에서 루비오 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참석했고,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이 대표단에 포함됐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대화가 매우 유익했다. 양측이 진심으로 경청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미국이 각국 주재 대사관 운영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고, 주미 러시아대사와 주러시아 미국대사가 신속히 임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이 회담에 앞서 16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가 곧 해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