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에 제이 모나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커미셔너와 야시르 알-루마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회장을 불러 모아 라이벌 리그인 LIV 골프와 PGA 투어의 합병 문제를 논의했다고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업계의 통합을 주도하는 것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그의 가족 사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가문은 LIV 골프와 사업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으며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LIV 골프 대회를 지속적으로 유치해왔다. 오는 4월에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에서 LIV 골프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NYT는 “전직 법무부 검사들 윤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동은 전례 없는 이해충돌”이라고 지적했다. 후이 첸 전 법무부 검사는 NYT와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의 모든 권한과 힘이 이제 트럼프 가문의 사업을 지원하는 구조가 됐다"고 비판했다.
NYT는 “윤리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구축된 감시 기구들을 무력화하면서 이해충돌을 감시할 장치를 없애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정부윤리청(OGE) 국장으로 임명된 데이비드 후이테마를 해임했으며 부패 감시를 담당하는 특별감찰관실(OSC)과 20여명의 감사관도 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페인터 전 백악관 윤리변호사는 "대통령은 법적으로 이해충돌 방지법 적용을 받지 않지만 과거 대부분의 대통령들은 이를 준수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직접 LIV 골프 합병을 논의한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자 법적으로도 논란이 될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알란 로젠슈타인 미네소타대 법학과 교수는 NYT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직은 기본적인 도덕성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요구하는 자리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 기본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특히 의회가 이를 견제하지 않으면 사실상 대통령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