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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시진핑·中 기업인 회동, '빅테크 기업 규제' 사실상 종결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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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시진핑·中 기업인 회동, '빅테크 기업 규제' 사실상 종결 신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중국의 주요 민간기업 경영인들과 회동한 것은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사실상 종료했음을 알리는 신호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경영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지난 17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민간기업인 회의에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을 비롯해 화웨이, 비야디, 샤오미 등 중국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인들과 만나 큰 이목을 끌었다.

이번 회의는 지난 5년간 지속된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강화 기조가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시사하는 상징적인 자리로 평가되고 있다고 포춘은 분석했다.

이 회의에는 마윈 외에도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비야디 회장 왕촨푸, 샤오미 최고경영자(CEO) 레이쥔, 텐센트 CEO 마화텅, CATL 창업자 쩡위췬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런정페이와 왕촨푸 등 6명의 기업인은 시 주석 앞에서 직접 발언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포춘은 전했다.
시 주석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은 일시적이며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며 “민간기업의 혁신과 성장 없이는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도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알리바바 계열사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돌연 중단시키며 본격적인 빅테크 기업 규제에 착수했다. 이후 반독점법 적용 강화, 게임산업 규제, 데이터 보안법 시행 등으로 중국의 대표적인 IT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침체 국면에 접어들자 정부가 민간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춘은 “이번 회의는 중국 정부가 다시 민간기업과 손을 맞잡고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자리”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빅테크 규제를 사실상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시장에도 반영됐다. 포춘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항셍테크지수가 28% 상승한 가운데 알리바바(55%), 샤오미(40%), 비야디(40%), 중국 반도체 기업 SMIC(60%) 등 주요 기술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시진핑 주석의 이 같은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추가 관세 위협 속에서 중국 기업들과 유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전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는 각각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매쿼리그룹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래리 후는 “미·중 무역 전쟁 2.0이 본격화될 조짐이 보이자 중국 정부가 다시 기업 친화적인 태도로 돌아서고 있다”며 “이번 회의는 시진핑 주석이 민간기업에 보내는 강력한 지원 신호”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