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신용카드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조2100억 달러(약 1747조 원)를 돌파한 가운데 연체율도 동반 상승하며 가계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4년 4분기 말 기준 미국의 총 가계부채가 18조400억 달러(약 2경9797조 원)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대비 930억 달러(약 134조 원) 증가한 것으로 물가 상승과 높은 금리가 소비자들의 부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연은 "신용카드 연체율이 다른 부채 항목에 비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이는 일부 차주들이 급격히 오른 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신용카드 대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대출 부문에서도 연체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높은 차량 가격과 이자율 상승으로 인해 월 상환액이 크게 증가하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뉴욕연은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인해 일부 차주들이 대출 잔액보다 낮은 차량 가치를 보유하게 되면서 연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동차 대출의 경우 90일 이상 연체된 비율이 증가했으며 이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학자금 대출의 연체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모기지 연체율은 전 분기 대비 큰 변동 없이 유지됐으며 학자금 대출 역시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에는 12만3000명의 소비자들이 파산 신고를 하며 신용기록에 파산 이력이 추가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미국 가계부채의 지속적인 증가가 소비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의 연체율 상승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연은 "미국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소비자들의 재정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