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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비야디, 어떻게 테슬라 턱밑까지 쫓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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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비야디, 어떻게 테슬라 턱밑까지 쫓아왔나

비야디의 보급형 전기차 ‘씨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의 보급형 전기차 ‘씨걸’. 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메이커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비야디는 지난해 4분기 동안 순수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는 테슬라에 소폭 뒤처졌지만 두 회사 간 격차는 크게 줄어들었다.

비야디는 지난 1995년 중국 선전에서 왕촨푸 회장이 설립한 배터리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왕 회장은 "비야디라는 이름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이름을 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배터리 사업으로 성장한 비야디는 지난 2003년 시안에 있는 국영 자동차 회사를 인수하며 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 결정은 초기에는 투자자들의 반발을 샀으나 왕 회장은 "전기차 산업의 미래를 낙관했기 때문에 자동차를 만들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비야디의 성장에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2008년 버핏은 비야디 주식 10%를 2억3000만 달러(약 3313억 원)에 사들이며 신뢰를 보냈다. 이후 비야디 주가는 1년 만에 1370%나 급등해 관련업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도 비야디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 보조금과 인프라 구축 지원 덕분에 비야디는 국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비야디는 테슬라와 달리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고 있다. 비야디의 보급형 전기차인 '씨걸(Seagull)'은 중국 내에서 7만3800위안(약 146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22만9900위안(약 4540만원)인 테슬라 모델3의 3분의 1 수준이다.

비야디의 인기 차종으로는 '친(Qin)'과 '송(Song)'이 있으며 이들 모델은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버전으로 시판 중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선택지 덕분에 비야디는 중국을 넘어 이스라엘, 태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비야디는 지난 2020년부터 자사 전기차에 사용되는 '블레이드 배터리(Blade Battery)'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얇고 길어 공간 효율성이 높은데다 내구성과 안전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비야디의 최대 라이벌인 테슬라도 독일 베를린 인근에 있는 기가팩토리4에서 생산하는 모델Y에 비야디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야디의 승용차는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지만 캘리포니아 랭커스터 공장에서 제작된 비야디 전기버스는 미국 내 여러 도시에서 운행 중이다. 업계는 비야디가 미국 승용차 시장에 본격 진출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