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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닛산, 무릎 아래까지 괴사 상태...혼다가 닛산 버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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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닛산, 무릎 아래까지 괴사 상태...혼다가 닛산 버린 이유는”

2024년 8월 1일 일본 자동차 회사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왼쪽) 사장 겸 CEO와 혼다의 미베 토시히로(오른쪽) 사장 겸 대표이사가 도쿄에서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8월 1일 일본 자동차 회사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왼쪽) 사장 겸 CEO와 혼다의 미베 토시히로(오른쪽) 사장 겸 대표이사가 도쿄에서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던 닛산과 혼다의 경영 통합이 무산된 가운데, 일본의 한 언론이 두 회사의 통합이 결렬된 이유를 다소 과격하게 전했다.

닛산이 인체로 치면 무릎 아래까지 괴사를 한 상태에서 혼다의 도움이 절실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이를 슬기롭게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언론인 데일리신초는 20일 “혼다가 닛산을 버린 이유는”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와 같이 전했다.

닛산과 혼다는 지난해 12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통합을 위한 협의에 들어가기로 기본 합의했다고 발표해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통합계약을 맺고 지주회사를 2026년 8월까지 설립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2월 실적발표에서 양사 모두 경영통합이 결렬되었음을 알렸다. 데일리신초 경제부는 이에 대해 “혼다 측은 실적이 부진한 닛산이 회사 재건책을 정확하게 명시하는 것이 통합의 ‘절대 조건’이라고 주장했다”라며 통합 결렬 배경을 설명했다.

닛산이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9월 중간 결산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2% 감소한 329억 엔, 순이익도 93.5% 감소한 192억 엔이었다. 혼다 내부에서 ‘참담한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실적이었다.

이로 인해 혼다는 경영통합을 위해 닛산 측에 부진한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자구책 마련을 요구했고, 닛산은 이와 함께 전 직원의 7%에 해당하는 9000명과 차량 생산 능력의 20% 감축이라는 '턴어라운드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업 재생 계획 수립은 전혀 진척되지 않았고 현 경영진의 고집이 더해지면서 양사 간의 간극이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분노한 혼다 측에서 1월 말 닛산에 자회사화를 타진했고 이것이 닛산 측의 자존심을 건드려 2월 5일에 열린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이 잇따랐다.

그리고 6일 혼다 본사를 방문한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 사장이 협의를 중단하고 백지화하겠다는 뜻을 혼다 측에 전달하며 양 측은 결국 파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경영통합 실패의 과정이다.

이에 대해 데일리신초는 “닛산과 혼다의 통합은 표면적으로는 대등해 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혼다가 닛산을 구제하는 과정이었다. 혼다의 시가총액은 7조6000억 엔으로 닛산의 5배로, 경영통합 이후 공동 설립하는 지주회사의 경영진은 혼다가 선택하며 이사도 과반수 지명하기로 되어 있었다”라며 “그러나 닛산이 혼다의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회사 내부 의견을 하나로 묶지 못한 우치다 닛산 사장의 능력이 의심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모터 저널리스트 오카자키 고로는 데일리신초를 통해 “닛산 이사회는 마치 기득권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며, 혼다는 그런 닛산 경영진의 문제를 깨달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저널리스트 이노우에 히사오는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닛산은 르노에 의해 구제가 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보다 역사가 짧은 혼다에게 구제를 받는 것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는 이상한 자만심이 있다”라며 “현재로써 닛산의 자력 재건은 바라기 어려우며, 인체에서 말하자면 이미 무릎 아래까지 세포가 괴사해 조금만 더 가면 무릎 위까지 도달할 것 같은 느낌이다. 하체를 잘라내지 않으면 온몸에 독이 돌게 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물론 향후 닛산을 둘러싼 대외 정세는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다. 대만의 전자기기 위탁생산 대기업인 홍하이 정밀공업이 닛산의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미국과 아시아 기술 기업들의 인수 타진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데일리신초는 “애플, 엔비디아 등 기술 기업들은 자체적인 하드웨어 개발 솔루션이 없어 자신들의 기술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완성차 업체를 물색해 왔다”라며 “기술의 닛산의 앞날은 어디로 갈지 주목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