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틱시스 "올해 32% 수준으로 감소 전망...더블다운 또는 철수 기로"
토요타·메르세데스-벤츠 등 투자 확대 나서는 반면, 닛산·혼다는 감축 검토
토요타·메르세데스-벤츠 등 투자 확대 나서는 반면, 닛산·혼다는 감축 검토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발렌틴 모리 애널리스트는 20일 웨비나에서 "중국 내 외국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2024년 35%에서 올해 32~33%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65%에서 70%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치열한 가격 경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모리 애널리스트는 "2024년에 목격한 가격 전쟁은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적자생존 경쟁의 시작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전쟁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가 Sealion 05 하이브리드 SUV 가격을 11.5% 인하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테슬라를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동참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 업체들의 대응은 엇갈리고 있다. 토요타는 2030년까지 중국 내 연간 생산량을 2023년 대비 두 배인 250만 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현지 파트너와 함께 140억 위안(약 19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중국 전용 전기차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반면 닛산과 혼다는 각각 30%와 20%의 중국 내 생산능력 감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 애널리스트는 "2025년에는 더 많은 외국 업체들이 중국 전략에 대한 새로운 발표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 잔류를 선택한 외국 업체들의 전략 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나틱시스는 중국을 글로벌 R&D 센터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르노그룹은 지난달 상하이에 첫 전기차 개발 R&D 센터를 설립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기술력도 주목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 포드의 짐 팔리 CEO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제공하는 디지털 기능, 인공지능 등이 "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른 수준"이라며 "실존적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샤오미, 화웨이 등 기술기업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과 함께 스마트 주행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비용과 혁신 모든 면에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폭스바겐처럼 중국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격차를 줄이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응 이코노미스트는 "외국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현지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며 "전략적 조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