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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日銀 금리 인상 기대에 2개월여 만에 최고치...달러/엔 150엔 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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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日銀 금리 인상 기대에 2개월여 만에 최고치...달러/엔 150엔 깨져

2022년 9월22일 1000엔 지폐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9월22일 1000엔 지폐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며 일본 엔화가 20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주요 통화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우려 속에 달러화 상승 기세가 주춤한 가운데 올해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어우러지며 전방위적인 엔화 강세를 끌어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아시아 거래 후반 150엔을 잠시 내주고 149엔대에 진입했고 뉴욕 시장에서 낙폭을 키우며 한때 149.40엔까지 몸을 낮췄다. 달러/엔 환율이 150엔 이하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12월 9일 이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뉴욕 시장 후반 달러/엔 환율은 149.65엔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1.2%가량 급락했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1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장 후반 유로/엔 환율은 157.20엔으로 0.5% 하락했다.
원화에 대한 엔화 가치도 동반 상승했다. 엔화의 전방위적인 강세에 반해 원화는 달러 대비 상승 폭이 제한되며 엔/원 재정환율은 최근 뚜렷한 상승세다. 엔/원 환율은 뉴욕 시장 후반 100엔당 957.65원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0.67% 상승했다.

일본의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7%로 예상치를 웃돌며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해 금리 인상 가능성과 엔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일본의 명목 임금도 거의 3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전일 다카타 하지메 일본은행 위원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계속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의 국채 수익률이 시장 전망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확산하면서 일본의 장기 국채 금리도 최근 상승세다.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는 이날 1.43%까지 상승하며 2009년 11월 이후 15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물 일본 국채 금리는 200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대에 진입했다.

이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만나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해 정기적인 의견 교환을 했다. 다만 회담에서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의 알렉스 루 매크로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우에다 총재와 이시바 총리의 회담에서 최근 엔화 강세와 일본 국채 수익률 상승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 당국이 추가 금리 인상을 더 편안하게 여긴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보다 증가한 점도 달러 매도/엔 매수의 빌미가 됐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5000건 증가한 21만9000건으로 로이터가 예상한 21만5000건을 웃돌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향후 3~6개월 동안 엔화가치가 달러 대비 140~145엔 사이로 상승하면 수익을 올리는 구조의 상품을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21일 발표될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를 주목하는 가운데 일본 국채 수익률과 엔화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싱가포르 삭소 마켓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인플레이션 지표가 더 강하게 나오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예측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며 "달러/엔 148.65엔이 핵심 지지선으로 보이며,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이 지지선까지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