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공개한 지난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은 기대 이상이었지만 월마트는 이번 회계연도 전망을 비관해 소매 업종,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 뉴욕주식 시장 전반에 찬물을 끼얹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실적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월마트는 밝혔다.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실적 부진 우려
월마트가 공개한 지난달 31일 마감한 2024회계연도 4분기 성적은 양호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비 4% 넘게 증가한 1805억5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 1800억10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순익은 같은 기간 54억9000만 달러, 주당 0.68달러에서 52억5000만 달러, 주당 0.65달러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좋았다.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은 0.66달러로 시장 예상치 0.64달러를 웃돌았다.
문제는 내년 1월말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 전망이었다.
월마트는 이 기간 순매출 증가율을 3~4%로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4% 증가세를 점쳤다.
조정치를 감안한 EPS 예상치는 2.50~2.60달러로 애널리스트들 전망치 2.77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4월말 마감하는 1회계분기 순익 전망도 시장 예상에 못 미쳤다.
애널리스트들은 0.64달러 EPS를 전망했지만 월마트는 0.57~0.58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가 월마트의 비관 전망으로 이어졌다.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 존 데이비드 레이니는 CNBC와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일정하다면서 급격한 변화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관세가 이런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우려했다.
레이니에 따르면 월마트가 판매하는 재화는 약 3분의 2가 미국산이다. 월마트 미국 매장에서 판매하는 재화 3개 가운데 2개는 미국에서 재배하거나 만들고 조립된 재화들이다.
그러나 레이니는 월마트가 멕시코와 캐나다 관세로부터 “완전히 면역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는 “이미 지난 7~8년 우리는 관세 환경에서 살아왔고, 덕분에 어떻게 대응할 지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레이니는 “공급업체들과 협력하고, 자체브랜드 비중을 늘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관세를 소비자들에게 전가해도 무리가 안 될 정도로 낮을 가격을 제시하는 공급망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이런 노하우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관세 충격을 온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패닉은 일러
그러나 배런스에 따르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월마트가 여전히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패닉은 이르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루페시 파리크 애널리스트는 분석노트에서 월마트가 전통적으로 초기에는 매우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는다면서 이번에도 그런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파리크는 이어 월마트는 여전히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잭스 투자운용의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 브라이언 멀베리도 월마트가 정말로 소비 지출 급감을 걱정했다면 배당을 대거 확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는 배당을 13% 올려 주당 0.94달러씩 주주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10년 만에 최대 증가율이다.
주식 시장 혼란
주식 시장은 월마트의 우울한 전망으로 타격을 입었다.
월마트 주가는 오후 들어 6.67달러(6.41%) 급락한 97.33달러로 추락했다.
월마트가 속한 다우 지수는 6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고, 소매 종목들도 줄줄이 떨어졌다.
소매 업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소매 ETF(XTR)는 1.19달러(1.52%) 하락한 77.55달러를 기록했다. S&P500 지수가 0.66% 하락한 것과 비교해 낙폭이 2배를 웃돌았다.
2위 소매체인 타깃은 2.49달러(1.90%) 하락한 128.26달러, 창고형 회원제 할인점 코스트코는 24.96달러(2.35%) 급락한 1037.58달러로 미끄러졌다.
홈디포는 2.01달러(0.51%) 내린 393.42달러, 아마존은 4.21달러(1.86%) 하락한 222.42달러를 기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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