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체방크는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둔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에 대해 주가 상승 여지가 거의 없다는 인색한 전망을 내놨다.
21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전일 리서치 노트에서 엔비디아에 대해 ‘보유(hold)’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 주가를 14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20일 엔비디아 종가인 140.15달러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오는 26일 회계연도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팩트셋(FactSet)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를 분석하는 월가 62명의 애널리스트 중 56명이 ‘매수(buy)’ 또는 ‘강력 매수(strong buy)’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투자 의견은 이에 비하면 매수 ‘보수적’인 시각이다.
월가의 엔비디아 평균 목표 주가도 172달러로 도이체방크의 목표 주가와는 격차가 크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두 배 넘게 상승했지만,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올해 들어서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20일까지 4.3% 상승에 그쳤다.
도이체방크의 로스 세이모어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올해 회계연도 1분기(2~4월) 엔비디아의 가이던스(실적 전망치)가 "월가 추정치와 거의 일치할 것"이라며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세이모어는 "블랙웰의 본격적인 도입 과정에서 여전히 복잡한 변수들이 존재하는 만큼, 이번 분기 가이던스는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1월에 제기된 딥시크 관련 AI 자본 효율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여전히 대규모 투자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회사가 2025년에만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자본 지출을 지속하겠다고 재확인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세이모어는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의 프로세서에 대한 높은 수요가 2026년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며 "이는 주가 상승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