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거버 가와사키 웰스 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거버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주가가 올해 최대 5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거버는 테슬라의 초기 투자자로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주요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으나 최근 테슬라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약 6000만 달러(약 863억 원)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해 현재 2억6200만 달러(약 3768억 원)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테슬라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이유로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의 문제 △머스크 자신의 문제 △판매실적 문제 △시가총액 문제 등 네 가지를 꼽았다.
그는 특히 테슬라가 라이다(LIDAR) 센서 대신 카메라 기반 시스템을 사용하는 점을 문제 삼았다. 거버는 “완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선 라이다가 필수적”이라며 “현재 테슬라의 시스템으로는 기술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거버가 이어 거론한 문제는 머스크의 ‘산만함’이다. 머스크가 겸영하는 기업들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 테슬라의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것.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 외에도 스페이스X,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 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 굴착 전문기업 보링컴퍼니 등을 이끌고 있다.
거버는 “머스크는 이제 테슬라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의 관심사는 AI에 쏠려 있다”며 “머스크가 자율주행 기술에 전념했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핵심 사업인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고 거버는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전기차 판매실적이 감소했다. 특히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의 성장세가 테슬라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거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자국 전기차 산업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테슬라보다는 비야디 같은 중국 기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100만대에 달했지만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치적 요인도 변수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실세로 떠올랐으나 소비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는 것이 거버의 시각이다.
거버는 테슬라 주가가 비현실적으로 높게 책정됐다는 주장도 내놨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1000억 달러(약 1582조 원)로 토요타보다 5배 가까이 높지만 지난해 테슬라의 순이익은 토요타의 20% 수준에 그쳤다.
거버는 “테슬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18배로 기술주 중에서도 매우 높은 편”이라며 “지금 상황이라면 주가가 5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 역시 테슬라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JP모건은 테슬라 목표가를 주당 135달러(약 19만원)로 제시했는데 이는 현재 주가 대비 60% 하락 가능성을 시사하는 수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