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인도네시아, 항모 보유 추진 난항..."예산·전략적 실효성 모두 부족"

글로벌이코노믹

인도네시아, 항모 보유 추진 난항..."예산·전략적 실효성 모두 부족"

해군총장 "재난구호 등 비전투용 필요" 주장...전문가들 "운용비용 감당 어려워"
태국 전철 우려..."연안 방어 중심 해군력 강화가 현실적"
인도네시아 해군이 항공모함 보유를 추진하고 있으나 예산 부족과 전략적 실효성 논란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 해군이 항공모함 보유를 추진하고 있으나 예산 부족과 전략적 실효성 논란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인도네시아 해군이 항공모함 보유를 추진하고 있으나 예산 부족과 전략적 실효성 논란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1만70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군도 국가 인도네시아에 항모는 매력적인 전력이지만,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평가라고 24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무하마드 알리 해군참모총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전쟁이 아닌 군사작전을 위해 항공모함이 필요하다"며 인도주의 지원과 재난구호, 해양안보 등을 주요 용도로 제시했다. 최근 이탈리아 호위함 2척을 도입하는 등 해군력 현대화를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의 의지를 보여준 발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전투용 항모 도입의 전략적·작전적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로위연구소의 압둘 라만 야콥 연구원은 "항모는 전투작전용 공격 플랫폼"이라며 "비전투용으로 도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해군력 증강이 변수다. 중국은 이미 2척의 항모를 운용 중이며 3번째 항모도 시험 중이다. 라만 연구원은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이 분쟁 시 인도네시아 항모를 무력화할 수 있다"며 "항모 운용 경험이 풍부한 미 해군도 중국의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적 부담도 크다. 최신형 항모인 미 해군의 제럴드 R. 포드급은 130억 달러가 넘는다. 반면 인도네시아 해군의 2025년 예산은 12.2억 달러에 불과하다. 항모 운용에는 호위함대와 보급선, 항공기, 교육·인프라 비용도 추가된다.

이는 1990년대 항모를 도입했다가 예산 부족으로 대부분 항구에 정박해둔 태국의 사례를 연상시킨다. 라만 연구원은 "프라보워 대통령이 무상급식 등 국내 우선순위에 집중하고 있어 당분간 항모 구매 자금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략적 필요성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키로얀파트너스의 칼 가딩 사유다 분석가는 "프라보워 정부가 강대국과 직접 대결할 만큼 공격적인 외교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군사력 확대는 국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항모 대신 호위함과 코르벳함, 잠수함, 대함미사일 등 연안 방어 전력 강화를 제안한다. 라만 연구원은 "충분한 병력과 작전능력 유지가 항모보다 중국과 적대세력 억지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인도네시아가 퇴역한 이탈리아의 주세페 가리발디함이나 프랑스의 미스트랄급 상륙함 등 중고 함정 도입을 검토할 가능성은 있다. 사유다 분석가는 "해군이 더 빠른 전력화를 위해 중고 항모를 모색할 수 있다"면서도 "마카사르급 상륙함 같은 자체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