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두고 "역대 최대 투자"라며 환영하고 나선 반면에 일부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낸 성명에서 “애플은 미국 혁신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이라며 “미국 경제에 대한 장기적인 신뢰의 일환으로 5000억 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미국 내 전역의 팀 및 시설 확장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 강화를 위한 텍사스 내 신공장 건설도 포함된다고 애플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의 발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애플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5000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다"며 "이 모든 것은 우리 행정부에 대한 신뢰 덕분이며 그렇지 않았다면 10센트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찬했다. 그는 이어 "팀 쿡과 애플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의 투자 계획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UBS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보그트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회의적인 시각을 지울 수 없다"며 "이번 발표는 실질적인 내용보다는 헤드라인용 발표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그트는 "애플 공급망의 90%가 여전히 아시아에 위치하고 있고, 지난 10년간 겨우 10%만 미국으로 이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보그트는 "2만 명의 신규 고용이 추가된다 하더라도 연간 50억 달러(약 7조2000억원) 수준의 운영비 증가에 불과하다"며 "애플이 매년 100억 달러(약 14조3000억원) 수준의 데이터센터 투자 외에는 이 같은 대규모 자금을 집행한 전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애플이 매년 900억 달러(약 129조원)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투자는 '기계적으로 완전히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에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이번 결정은 제조 전략 다변화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투자 유치 목표에 부합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팀 쿡 CEO는 뛰어난 정치 감각과 경영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브스는 "이번 발표가 중국 내 제조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앞서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에도 미국 경제를 위해 3500억 달러(약 501조9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어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는 이 금액을 4300억 달러(약 616조6000억원)로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포춘은 “애플의 이번 5000억 달러 발표는 역대 최대 규모지만 과거 투자 계획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