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각) 일렉트렉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전방위적 정치 행보에 반대하는 소비자들에 의해 시작된 이 시위는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테슬라 매장이 폐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번 시위는 테슬라 매장 앞에서 진행되는 평화적인 집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테슬라 차량과 충전소를 겨냥한 기물 파손 행위도 발생했다. 특히 시애틀 매장에서는 약 200명의 시위대가 몰리면서 매장이 임시 폐쇄됐으며,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 매장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다.
◇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반발
시위 참가자들은 테슬라가 머스크의 ‘정치적 자금줄’이 됐다고 비판하며 테슬라 제품 불매운동을 촉구하고 있다.
시위의 확산과 함께 테슬라 차량 소유자들을 겨냥한 혐오 범죄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사이버트럭 소유자들이 도로에서 적대적 반응을 경험하고 있으며 일부 차량에는 반파시즘 메시지의 그래피티가 그려지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에 절연 폼을 주입해 충전 기능을 마비시키는 사례도 발생했다.
◇ 테슬라 "기물 파손 시 법적 조치" 경고
테슬라는 슈퍼차저 충전소에 그려진 그래피티를 즉시 제거할 예정이라면서 기물 파손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회사 측은 "충전소 기물 파손은 단순한 항의가 아닌 불법 행위"라고 강조했다.
일부 테슬라 소유자들은 이번 시위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한 테슬라 차주는 "2년간 테슬라를 타고 있지만 머스크는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내 차가 파손되는 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테슬라를 떠난다면 다시 차를 살 의향이 있지만 그 전에는 없다"고 덧붙였다.
◇ 예상보다 빠른 시위 확산
일렉트렉은 이번 시위의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전했다. 프레드 램버트 일렉트렉 편집장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시위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번 주말 시위 규모는 더 커졌고 앞으로도 더 많은 시위가 계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시애틀 매장이 실제로 폐쇄됐다는 보고가 사실이라면 이는 테슬라 운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사례"라며 "하지만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테슬라 소유자들까지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를 향한 이번 시위가 앞으로 얼마나 더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미국 내뿐 아니라 캐나다와 유럽으로도 시위가 확산되고 있어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와 판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