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목표 달성해도 주요 농업지역 위기에 처할 수 있어
전문가들, 농지 보호 정책 업데이트와 식량 안보 대책 마련 촉구
전문가들, 농지 보호 정책 업데이트와 식량 안보 대책 마련 촉구

연구팀은 '사이언스 차이나 지구사이언스' 2월호에 게재된 논문에서 농경지의 감소가 주로 습지와 숲으로의 전환 형태로 발생할 것이며, 특히 쓰촨 분지와 중국 북부 및 북동부 평원과 같은 주요 곡물 생산 지역에서 심각한 영향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CLUMondo 데이터 세트의 정보를 활용해 농경지, 숲, 관목지, 습지, 수역, 인공 표면, 눈이나 얼음으로 덮인 지역 등 다양한 토지 유형을 상세히 분석했다. 각 토지 유형은 저밀도, 중밀도 또는 고밀도로 분류되어 보다 정확한 예측을 가능하게 했다.
가오 페이차오 교수팀은 CLUMondo 토지 변화 모델과 기후변화의 영향 및 완화 정책을 시뮬레이션하는 글로벌 변화 평가 모델을 결합해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5도(화씨 2.7도) 상승할 경우 토지 이용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했다. 이 온도 상승 수치는 파리협정에서 기후변화의 최악의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설정한 목표 임곗값이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유엔 기후조약 서명국들이 2100년까지 지구온난화를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중국은 여전히 농경지의 35%를 잃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밀도 농경지는 주요 곡물 생산 지역에서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중국 남부 및 해안 지역의 농경지와 초원 지역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며, 동부 해안선과 남부 해안 지역의 습지 구역도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는 중국 국립자연과학재단의 자금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 결과는 중국 정부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 박사와 그의 팀은 2023년 연구에서도 농지 보호 및 식량 안보를 위한 정책 업데이트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연구에서는 특히 농경지 손실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농경지의 질을 개선하며, 중국의 미래 식량 수요를 정확히 평가하고, 농지 자원 할당 및 관리를 최적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을 권고했다.
한편,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24년은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해로, 세계 평균 표면 온도가 1850~1900년 평균보다 1.55도 높았다. WMO 국제 전문가 패널의 또 다른 예비 평가에서는 현재 장기적인 지구온난화가 산업화 이전 기준선보다 약 1.3도 높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리협정의 이행 상황도 우려를 낳고 있다. 파리협정의 195개 당사국 중 단 13개국만이 2월 10일 마감 시한까지 배출량 감축 템플릿을 제출했다. 중국, 유럽연합, 인도 등 주요 경제국들은 기한 내 제출에 실패했으며, 미국은 지난해 말 기후변화 목표치를 제출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하면서 파리협정에서 탈퇴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식량 안보와 직결되는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세계 최다 인구국 중 하나로, 농경지 감소는 국가 식량 공급뿐만 아니라 글로벌 식량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예측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중국 내에서도 농지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2030년 이전에 배출량 감소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그 이후에는 최소 8%의 탈탄소화 속도를 달성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순 배출량 제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이미 식량 안보를 국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설정하고 있으며, 18억 무(약 1억2000만 헥타르)의 농지를 보전하는 '레드라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이러한 정책들이 재평가되고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농경지 감소 문제는 농업 생산성 향상, 농업 기술 혁신, 대체 식량 생산 방식 개발 등 다양한 대응 전략을 필요로 한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작물 품종 개발이나 농업 방식의 전환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국제사회와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농지 보존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종합적인 접근 방식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기본적 필요인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이러한 도전은 개별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글로벌 차원의 협력과 헌신이 요구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